美, 기술력 오른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폭탄 조치···中, 해외 생산 거점 확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에 전세계 완성차 기업 눈독
미중 갈등에 전기차 시대 가속화 등으로 판도 재구성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중국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중국은 중국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을 키워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폭탄 정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 폭은 기존 25%에서 100%로 4배 수준이다.

사실상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막겠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미국으로 수출한 중국산 전기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 조치는 당장 중국산 전기차 수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앞으로 발생할 중국산 수입에 대한 선제적 조치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국 자동차 평가 기관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로 55.1%를 차지했으며 현대차그룹 7.9%, GM 6.4%, 포드 6.1% 등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전기차의 경우 미국 판매량이 미비하며 올해 1분기에 수출한 중국산 전기차도 지리자동차의 폴스타 차량 2217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중국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긴 하나, 중국에서만 판매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초 내연기관 시절 중국이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기차 초기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최근 기술 개발로 인해 중국 전기차 성능도 향상되면서 추후에는 중국도 해외 시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선보인 샤오미 전기차 ‘SU7’의 경우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과 비슷한 외관에 최대 800㎞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2.78초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시간) 등의 고성능을 갖췄음에도 가격은 5000만원대에 나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샤오미 뿐 아니라 BYD도 최근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고급 전기 세단 ‘U7’을 선보이며 고급 브랜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 시장을 공략을 위해 전기차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생산 거점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차량을 생산해 북미로 수출할 계획을 짜고 있다.

BYD는 멕시코, 브라질, 태국, 헝가리 등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현지 판매는 물론 북미 등 해외 수출 길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국에선 KG모빌리티 창원공장 내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생산 거점을 짓기로 했다.

◇ 中, 전기차 최대 소비국이자 생산 이점도 커

중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 완성차 기업들은 반대로 중국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놓칠 수 없어서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는 313만9000대로 전년대비 20.4% 증가했다. 이 중 중국 전기차 판매는 176만5000대로 점유율 56.2%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지난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침체된 중국 시장을 전기차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베이징 모터쇼에 참가해 아이오닉5 N과 같은 고성능 차는 물론 현지 전략 모델인 기아 EV5를 공개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G80 전기차 부분변경을 세계 최초 공개하고, 고성능 프로젝트 ‘마그마’도 선보였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지어 연간 95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테슬라 차량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출시한 모델Y와 모델3도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이 밖에도 폭스바겐은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유럽 수출용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유럽 현지보다 낮은 생산 원가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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