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침체 속에서도 올해 수입차 판매 3위 달성
모델Y 이어 모델3도 가격 낮추면서 흥행
기아 EV3 시작으로 전기차 대중화 본격화···EX30, 코란도EV, 캐스퍼 EV 등 출격 예고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전기자동차 가격 정책 관련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흥행에 성공하자, 다른 완성차 업계도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테슬라코리아 판매량은 7922대로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4위인 볼보코리아(4217대)와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많이 판 셈이다.
테슬라 모델Y의 경우 올해 누적 6016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전체 모델(트림 기준) 중 가장 많이 팔렸고, 지난달 출시한 모델3는 한달만에 1716대를 판매해 지난달 기준 최대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자동차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기차 판매는 3만6803대로 전년대비(4만9745대) 26% 줄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경우 얼리어답터(남들보다 신제품을 먼저 써보는 사람)의 초기 구매가 마무리된 가운데,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 환경, 긴 충전 시간 등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테슬라가 흥행한 것은 최근 테슬라코리아가 가격을 인하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새로 나온 테슬라 모델Y RWD(후륜구동모델)는 기존 모델Y보다 가격을 2000만원 가까이 내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역성장에도 모델Y는 1만4000여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모델 중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모델Y는 올해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이 5500만원으로 하향되자, 이에 맞춰 가격을 5490만원으로 내렸고, 현재는 이보다 200만원 내린 5299만원에 판매 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나온 모델3 RWD도 5199만원에 나와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지원금 등을 포함하면 4000만원 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 테슬라발 가격 전쟁, 기아 EV3가 이어 받는다
테슬라 흥행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계도 추후 출시하는 신차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아가 EV3를 시작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선언한 만큼 가격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기아는 지난 7일 EV3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으며 오는 23일 온라인 월드프리미어를 통해 디자인을 포함한 차량 세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EV3가 보조금을 포함해 3000만원대 구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는 EV데이를 통해 EV3 가격을 3만5000달러부터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회를 EV3 생산 거점인 기아 광명공장에서 진행하며, EV3 판매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기아 생산거점에서 신년회를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에서 EV3를 핵심 차량으로 보고 있는 만큼 가격이나 상품성 등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EV3를 비롯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완성차 업계 전기차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전기차 시장 판도가 다시 한번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캐딜락은 이달 23일 리릭을 공개하고 상반기부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며, KG모빌리티 코란도 EV와 볼보자동차코리아 EX30도 상반기 출시 일정이다. EV3, 코란도 EV, EX30의 경우 중저가에 나오면서 국내 전기차 성장을 이끌 핵심 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후 현대차 캐스퍼 EV, KGM 전기픽업트럭, 현대차 아이오닉9, GM 이쿼녹스 EV, 벤츠 G클래스 전기차 등도 연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