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 역성장···작년대비 25% 가까이 줄어
테슬라 가격 낮추며 판매량 급증···올해 8000여대 판매하며 수입차 3위 차지
현대차, 아이오닉6 880만원 할인···독일 3사도 20% 가까이 가격 낮춰

/ 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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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테슬라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판매 성장을 위해 전기차 할인폭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데다 테슬라가 가격대를 낮춘 중국산 모델3와 모델Y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나가자 다른 경쟁사들도 할인을 늘리면서 시장을 뺏기지 않게 분주한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달 아이오닉6를 최대 880만원까지 할인하기로 했다. 아이오닉6는 지난해 처음 나온 신형 차량이지만, 전기차 캐즘과 맞물려 판매량이 저조하자 이달 할인율을 늘리면서 판매 회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외에도 아이오닉5와 코나EV 가격을 각각 최대 380만원, 415만원 할인한다. 기아도 이달 EV 페스타를 통해 EV6 300만원, EV9 350만원, 니로 EV 100만원, 니로 플러스 택시 100만원을 할인해준다.

또 최근에 나온 EV6 신형의 경우 상품성과 디자인을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가격을 동결하며, 사실상 가격을 인하했다.

이처럼 현대차·기아가 할인을 늘리는 것은 최근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4월 아이오닉5 판매량은 3704대로 전년대비 36.3% 줄었고, 아이오닉6는 1459대로 7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 EV6 판매량도 2495대에 그치며 전년대비 67.4% 줄었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경우 현재 즉시 출고가 가능할 정도로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라며 “작년 초만 해도 6개월 가까이 출고 대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하이브리드에 비해 전기차는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부진에 따라 국내 전기차 시장도 전반적으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전기차 판매는 3만6803대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테슬라 성장세까지 감안하면 다른 완성차 기업들 부진이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테슬라는 올해 모델3 RWD(후륜구동모델)을 5199만원에 출시해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모델Y RWD도 가격을 5299만원까지 내려서 판매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테슬라 코리아 판매량은 7922대로 전년대비 5배 가까이 늘었으며, 수입차 브랜드 중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강세 속에 수입차 브랜드들도 전기차 대상으로 할인폭을 확대하고 있다.

수입차 영업점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EQ 브랜드에 14~25% 상당의 할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내연기관 인기 모델이 5~10%대 할인을 적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할인폭이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BMW도 i4, i5, i7, iX 등 전기차에 대해 9~15% 가량 할인을 한다. 아우디 전기차 e-트론도 20% 이상 할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 BMW, 아우디 전기차의 경우 대부분 1억원대 고가 차량으로 실제 할인 금액은 2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특히 최근 벤츠와 BMW 간 수입차 1위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향후 전기차 시대에서도 선두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양사는 할인을 늘려서라도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침체 속에 기업들은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어,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가격은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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