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인증 기준 625㎞···친환경 소재 적용·첨단사양 탑재
프랑스서 부품 조달·양산, 내년 고급모델로 국내 출시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르노자동차코리아가 내년 초 신규 전기차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을 국내 출시할 것이라고 최근 깜짝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세닉은 지난 1996년 처음 출시된 내연기관 모델의 후속 버전으로 ‘안전 콘셉트가 내재된, 새롭고 혁신적인 자동차(Safety Concept Embodied in a New Innovative Car)’라는 뜻을 갖고 있다.
프랑스 두에(Douai)에 위치한 르노 공장에서 양산되는 세닉은 전기차 전용 AmpR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차량은 전기차 경쟁력 관건인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유리한 요소들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일환으로 신규 그릴, 플러시 핸들 등 공기역학적 외관 디자인을 갖춘 동시에 1747㎏의 동급 대비 가벼운 중량과 87㎾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에 따라 1회 완전 충전시 유럽 인증 기준 625㎞까지 주행 가능하다.
전장 4470㎜, 전폭 2085㎜, 전고 1571㎜, 축거(휠베이스) 2785㎜ 등 규모를 갖췄고 5인승에 545ℓ의 트렁크 용량을 제공한다. 2열 좌석 등받이를 앞으로 접으면 적재 용량은 1670ℓ까지 확장된다. 이와 함께 도어 트림, 센터콘솔 등 곳곳에 34ℓ에 달하는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세닉의 또 다른 주요 특징으로 프랑스 공장에서 현지 부품으로 현지 직원들 손에 만들어져 프랑스적인 감성을 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차량은 프랑스 클레옹(Cléon)에 위치한 메가팩토리 공장에서 만들어진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220마력을 발휘한다. 또한 세닉 부품의 54%가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져 납품되는 중이다.
세닉은 다양한 편의사양도 갖추고 있다. 12인치 화면 2개가 탑재된 디지털 대시보드에 르노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픈R 링크가 탑재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고객은 구글 기반 앱을 현재 50여개 이상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판매 중인 세닉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회생제동 패들 시프트, 주차 보조, 증강현실 사양, 360도 3D 비전 카메라, 배터리 온도 최적화 시스템, 히트펌프, 공기청정기 등 사양을 제공한다.
차량에는 이와 함께, 썬루프에 덮개 없이 유리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솔라베이(Solarbay) 기술이 적용돼 실내 유입되는 빛과 열을 조절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음성명령 기능을 활용해 루프 유리의 투명도를 네 단계로 조정 가능하다. 솔라베이 기술은 탑승자의 공조 기능 사용을 줄여 전력 효율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세닉은 이밖에 150㎾의 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용량을 15%에서 80%까지 37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르노는 세닉에 다양한 환경친화적 소재를 두루 탑재한 점도 어필하고 있다. 배터리를 비롯해, 차량 중량의 90%에 달하는 구성품들이 공장에서 재활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안전벨트, 플라스틱병, 유리 폐기물 등에서 건진 소재들이 인테리어 각 부위에 쓰였다.
르노는 세닉에 가죽, 희토류 등을 사용하지 않은 점도 강조하고 있다. 세닉은 이 같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지난 2월 스위스에서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세닉의 프랑스 판매 가격은 원화로 최저 5835만원에 달하는 3만9900유로다. 현대자동차가 현지에서 판매 중인 코나 일렉트릭(3만6250유로)과 아이오닉5(4만7400유로) 사이 수준이다.
세닉의 국내 출시 시점과 차량 제원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르노코리아가 다양한 사양을 갖춘 고급 버전으로 세닉을 출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