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제약·바이오 컨퍼런스 '바이오 유럽' 2년 연속 참석
항염증 원천기술기반, 아토피·알츠하이머 등 파이프라인 갖춰
국내선 국전약품·브릿지바이오에 기술이전···해외 파트너 물색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샤페론이 유럽 최대 제약 바이오 컨퍼런스에 2년 연속 참여한다. 항염증 관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파트너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는 만큼, 해외 동업자를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바이오-유럽 스프링 2023에 참여한다. 바이오-유럽 스프링은 유럽 최대 규모 바이오 컨퍼런스다.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및 관련 투자자들이 참석해 기술제휴와 연구협력, 투자유치를 논의한다. 

특히 이번 바이오 유럽 컨퍼런스에서 샤페론은 기업 프레젠테이션사에 선정돼 회사 핵심 기술과 주력 파이프라인 등 개발 현황을 소개할 계획이다.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미팅을 통해 글로벌 기술이전 등 전략적 파트너십 발굴에도 나선다. 

샤페론은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항염증 관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아토피, 신경계, 호흡기 등 영역의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독자적인 염증복합체 억제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NuGel),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NuCerin), COVID-19 폐렴·인플루엔자 폐렴·특발성 폐섬유증등 호흡기 치료제로 개발중인 ‘누세핀’(NuSepin) 등이다. 

염증반응은 바이러스, 박테리아와 같은 외부 병인성 물질 또는 요산, 콜레스테롤,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내인성 손상 물질에 의해 시작된다. 이러한 염증 물질이 세포 내 염증복합체를 활성화시키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생성되고 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방출되면서 급성·만성 염증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염증 관련 질환은 다양하다. 알츠하이머·파킨슨·아토피·천식·지방간염·염증성장질환·류마티스관절염·통풍 등이 모두 염증성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염증성 질환을 인간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인의 60% 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염증질환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거대하다. 항염증 치료시장의 규모는 110조에 달한다. 

현재까지 염증 질환에 쓰이는 주 치료제는 스테로이드, NSAIDs 등이 있다. 다만 염증질환의 특성상 장기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에 효과와 안전성, 환자 접근성이 염증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널리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부작용 발생 등의 단점이 있다. 이에 새로운 기전의 염증 질환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것 중 하나는 ‘염증복합체’다. 세포에 염증활성 신호가 전달되면 NLRP3, NLRC4, AIM2, ASC 단백질 등이 복합체를 이루게 된다. 이를 염증복합체라고 한다. 염증복합체는 염증반응의 활성화에 관여함으로써 염증성 질환을 일으킨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는 이런 염증복합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샤페론은 염증복합체 억제제를 개발 중이다. 샤페론이 개발하고 있는 염증복합체 억제제는 세계최초로 GPCR19를 경유해 주요 염증 인자를 개시하는 단계와 증폭하는 단계를 모두 동시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염증 개시 신호, 염증 활성 신호 등 염증 인자는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에 특정 신호 등을 단독 억제하는 것보다, 동시에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것이 효과가 높다는 게 샤페론 측 설명이다. 

샤페론 염증복합체 억제제 주요 파이프라인./자료=샤페론,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는 서로 다른 염증신호의 상위 신호조절 매개체인 GPCR19(G-protein coupled receptor 19·G 단백질 결합 수용체 19)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염증 관련 물질의 최상위에서 조절하는 게 GPCR19라는 설명이다. GPCR은 인체에서 가장 흔한 수용체다. 생체 내 신호전달 물질의 생성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GPCR은 빛과 화학물질 같은 감각 수용체 자극을 감지해 신호를 전달하는데, 시각 촉각 후각 등 거의 모든 감각에 관여한다. 냄새와 빛 온도,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등 세포 외부 신호를 받아들여 활성화되며, 특정 자극 등을 수용한다. 빛 인식을 가능케하는 로돕신 역시 GPCR이다. 또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감지하고, 사이토카인(cytokine)을 인식해 면역계를 활성화시킨다. 현재 개발된 약물의 40%가 GPCR을 통해 작용을 나타낼 정도로 수많은 생체활동에 사용되는 수용체다. 

이를 통해 특정한 염증인자외 또 다른 경로의 염증인자 억제의 기능이 약하고, 증폭단계에서만 작용을 했던 기존 염증복합제 억제제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염증개시와 증폭단계에서 다양한 염증인자를 광범위하게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전신 모든 수용체에 작용해 부작용이 심했던 스테로이드와 달리 GPCR은 면역세포에만 존재하기에, 부작용이 덜하다고 샤페론 측은 설명했다. 

샤페론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면역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 호흡기 치료제 누세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개발중인 누세린 등이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샤페론은 자체 개발한 누겔에 대한 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지난해 말 특허 출원한 바 있다. 누세핀은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적응증에 대해 현재 다국가 임상 2b/3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 1월 말 임상2b상 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경구용 치매치료제인 누세린도 눈길을 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매우 다양한 기전의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최근 신경염증을 일으키는 미세아교세포를 타겟하는 약물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치매의 병리기전을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한 염증으로 보고, 그로인해 신경세포가 사멸해 인지학습능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에 염증을 관해시키면 이런 신경학적 증상도 없어진다는 원리다. 

신약 후보물질을 비임상이나 임상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만큼, 국내 기업과는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2021년 국전약품에 경구용 치매 치료제인 누세린의 국내 독점 개발권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선급금 규모는 20억 원이다. 

최근엔 바이오 유럽 컨퍼런스에 2년 연속 참석하는 등 해외 파트너십 구축에도 활발한 모습이다. 이에 국내에서 완료한 기술이전 계약 등을 해외기업과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샤페론 관계자는 “이번 바이오-유럽 스프링에서 해외 기업의 관심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최근 샤페론은 주주총회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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