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맥도날드, 일부 제품 가격 인상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정부가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또다시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 상승,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다. 정부는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피자알볼로’와 ‘BBQ’를 거론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 협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피자알볼로와 BBQ 사례를 거론했다.

소비자물가, 외식물가 추이. / 자료=농림축산식품부, 표=김은실 디자이너
소비자물가, 외식물가 상승률 추이. / 자료=농림축산식품부, 표=김은실 디자이너

농식품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제유가 상승,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외식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지속 하락했지만, 전체 물가상승률을 상회했다.

주목할 점은 농식품부가 이례적으로 피자알볼로와 BBQ를 거론했단 점이다. 한 차관은 지난 26일 피자알볼로 본사를 방문해 정부가 물가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단 점을 강조했다. 피자알볼로는 지난 6월 원부자재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BBQ는 지난달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튀김유(올리브유) 수입가격이 상승하자 원가 절감을 위해 올리브오일 100%에서 50% 블렌딩 올리브유로 변경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피자알볼로와 BBQ를 언급하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물가 안정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차관은 지난 2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소비자·외식업 단체 7곳을 만나 물가 안정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외식업계에 “전사적인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달라”고 했고 소비자단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물가 모니터링 활동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치킨 원재료인 육계 가격이 오름세여서 유통업체들의 고민은 커졌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당 1690원이던 육계 생계 시세는 올해 최고 3190원으로 약 188% 올랐다.

결국 햄버거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정부의 가격 인하 요청에도 닭고기 가격 인상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맘스터치는 오는 31일부터 닭가슴살 패티를 사용하는 버거 4종 가격을 각 300원씩 인상한다. 이로써 휠렛버거는 4400원에서 4700원으로, 화이트갈릭버거는 4900원에서 5200원으로, 딥치즈버거는 4800원에서 5100원으로, 언빌리버블버거는 5900원에서 6200원으로 인상된다.

한국맥도날드도 내달 2일부터 버거 4종, 맥모닝 메뉴 1종, 사이드 및 디저트 7종, 음료 1종 등 13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7% 인상했다고 밝혔다. 조정폭은 최대 400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외식 프랜차이즈들을 소집해 물가 안정 관련 간담회를 열었고 가격 인하까지 요청해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고민”이라며 “그렇다고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에는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인건비 등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평균 5647원으로 1년 전(4832원)보다 16.9% 비싸다. 굵은소금 가격도 5㎏에 1만3804원으로 1년 전(1만1223원)보다 23%나 올랐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비축해둔 배추, 소금 등 주요 김장재료를 내달 중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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