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북미 이어 한국에 일부 음료에 트렌타 적용
식음료업계, 기존 제품에 용량 늘려 소비자들 인기 끌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식음료업계가 합리적인 가격대에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늘린 ‘대용량 식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자 가성비 높은 대용량 식음료 제품으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15일 스타벅스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 문화가 뚜렷한 국내 소비자들 특성에 따라 일부 음료에 ‘트렌타’ 사이즈를 추가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유독 용량이 크고 차가운 음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다.

스타벅스코리아가 24주년을 기념해 고객 니즈 반영한 트렌타 사이즈를 한정 기간 출시한다. /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코리아가 24주년을 기념해 고객 니즈 반영한 트렌타 사이즈를 한정 기간 출시한다. /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오는 20일부터 9월30일까지 콜드브루, 자몽허니블랙티, 딸기 아사이 레모네이드 스타벅스 리프레셔 등 음료 3종에 ‘트렌타’ 사이즈를 제공한다. 트렌타는 이탈리아어로 30을 의미한다.

현재 스타벅스 음료는 톨(355㎖), 그란데(473㎖), 벤티(591㎖)로 나눠 판매된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용량이 30온즈(887㎖)에 해당하는 트렌타 사이즈를 추가했다.

그간 스타벅스는 2011년부터 북미에서만 일부 음료에 한정해 트렌타 사이즈를 판매해왔다. 이로써 한국은 북미 외 지역에서 트렌타 사이즈를 구매 가능한 국가가 됐다. 스타벅스가 국내 트렌타 사이즈를 도입한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의 얼죽아 성향이 강해서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1월 얼죽아 고객들을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이즈업 행사를 연 바 있다.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24주년을 기념해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고자 트렌타 사이즈를 출시하게 됐다”며 “무더운 여름 스타벅스만의 사이즈인 트렌타로 평소 즐겨 마시는 음료를 시원하고 여유 있게 즐기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식품업계에서는 대용량 가공식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풀무원식품은 대용량 냉장 주스 ‘잇츠 프레쉬업’을 출시했다. 용량만 2.3ℓ에 달한다. 이는 풀무원식품의 대표 주스 브랜드 아임리얼 오렌지(700㎖)보다 2배 많은 용량이지만 가격은 10% 저렴하다.

풀무원식품은 기존 215㎖, 800㎖ 위주로 음료 상품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용량 상품을 찾는 고객 수요에 따라 풀무원식품은 아임리얼 노하우를 적용해 대용량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hy의 대용량 발효유 브랜드 ‘야쿠르트 그랜드’도 인기다. 야쿠르트 그랜드는 지난 2015년 야쿠르트를 대용량으로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출시한 제품이다. 용량은 기존 제품의 4배 이상인 280㎖다. hy에 따르면 야쿠르트 그랜드의 올해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다.

편의점 GS25의 대용량 컵라면 점보도시락도 주목받았다. 점보도시락은 GS25가 팔도 도시락 브랜드 지식재산권(IP)를 제공받아 자사 브랜드(PB) 제품으로 내놓은 대형 컵라면이다. 기존 팔도 도시락의 8배 크기에 달하며,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GS25의 점보도시락은 초도 물량 5만개가 3일 만에 소진됐다. 해당 제품은 매진이 반복되면서 출시 20일 만에 누적 판매량 8만개를 돌파하자, 상시 운영 상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오뚜기의 컵누들 소컵보다 중량을 1.6배 늘린 ‘컵누들 큰컵’, 롯데웰푸드의 마시멜로 함량과 크기를 키운 ‘빅 사이즈 초코파이’ 등이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용량을 늘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편리하고 저렴하게 판매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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