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배민 ‘only’ 배지로 차별화
유통업체들 ‘최초 공개’로 선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 ‘익스클루시브(exclusive·독점)’ 상품, 서비스가 늘고 있다. 기존 가공식품이나 서비스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워지자 차별점을 내세우기 위한 상품,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유통업체는 ‘최초 공개’를 내세워 고객 유입에 집중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익스클루시브 상품, 서비스 출시가 늘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유입을 늘릴 수 있고, 매출 증대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컬리가 독점 상품에 가장 적극적이다. 컬리는 ‘컬리only(온리)’로 독점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컬리온리 제품은 컬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제품들이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컬리에서 컬리온리 햇반 ‘골든퀸쌀밥’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컬리와 CJ제일제당이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골드퀸쌀밥은 출시 3주 만에 7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이어 다른 컬리 온리 상품을 연내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컬리는 별도 ‘컬리 온리 맛집’ 탭으로 컬리 온리 제품을 선보이거나 컬리 온리 제품 밑에 별도 표시하고 있다.
컬리뿐 아니라 교촌치킨이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11번가를 통해 ‘교촌 시크릿 볶음면 2종’을 첫 선보였다. 대상도 롯데마트에서만 ‘청정원 햇살담은 염도 낮춘 우리콩 간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도 오뚜기·농심·동서 등 제조업체들과 협업한 초저가 브랜드 ‘더 리미티드’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유통 제조사들은 대형마트, 편의점 등 카테고리를 나눠 상품을 선보였지만 최근에는 채널 별로 익스클루시브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제조사와 맞는 플랫폼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마니아 층을 확보할 수 있고, 판매 채널의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를 파악해 제품 출시에도 용이하다.
최근에는 배달의민족도 자사 플랫폼에 단독 입점 여부와 고객 만족도 지표를 평가한 ‘배민 only’ 배지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6일부터 광주광역시에서 한정으로 배민 온리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배민 온리는 요기요나 쿠팡이츠 등 다른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은 곳을 대상으로 하고, 타사 입점 여부와 함께 고객 만족도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선정된 가게에는 전용 배지를 부착한다.
다만 유통업계의 익스클루시브 상품, 서비스가 입점 업체의 플랫폼 선택지를 좁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배민 온리의 경우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자영업자들의 플랫폼 선택지가 ‘배민’으로 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배달의민족이 배민 온리 선정 기준을 주문 취소율로만 판단하고 있지만, 추후 배달의민족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컬리온리도 컬리에만 입점한 제품에게 ‘컬리온리’ 배지를 부여한다. 그러나 일부 개인사업자가 11번가나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 컬리온리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컬리에 입점한 빵이 11번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컬리온리로 컬리에 납품하는 A사는 “컬리에만 입점시키고 있는데 일부 개인사업자가 오픈마켓에 제품을 재판매하고 있다”면서 “컬리에만 납품시키고 있는데 재판매되고 있어서 억울한 면도 있다”고 했다.
컬리 관계자는 “입점사의 공식몰 그리고 컬리 두 곳에서만 판매하는 경우만 컬리 온리 제품으로 취급한다”면서 “개인사업자 재판매는 또 다른 문제여서 일일이 제지하지는 않지만, 입점사가 컬리 외에 다른 이커머스에 납품하는 경우 컬리온리 배지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