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XMT 등 신규 거래선 장비 개발 여건 확보

한미반도체의 HBM용 ‘듀얼 TC본더 1.0 드래곤’ / 사진=한미반도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필수 공정 장비로 지목되는 신형 열압착(TC) 본딩 장비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의 HBM 세대가 높아질수록 고사양 장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의 올 상반기 R&D 비용은 전체 매출액 비중의 11.8%에 달한다. 지난해(6.3%)와 2021년(5.6%) 대비 증가했다.

5일 회사 관계자는 “HBM 스펙이 고도화됨에 따라 모든 로드맵에 따라 차세대 장비를 개발중”이라며 “R&D에 대한 투자 비중을 현재 타 업체 대비 높게 가져가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를 지속 안정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회사에서 운영 중인 5개 공장 중 3공장 하나를 전용공장인 본더팩토리로 구축하고, 듀얼 TC 본딩 장비 수요에 대응한다. 전용 공장은 한번에 반도체 장비 50여대 조립과 테스트가 가능한 클린룸을 보유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현재 예상되는 수요를 고려했을 때 2025년까지 해당 장비의 납품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추후 수요가 예상보다 더 늘어난다고 해도 추가 증설 여력이 충분하다”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선제 투자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TC 본딩은 수직으로 쌓은 D램 칩을 열압착을 통해 웨이퍼에 붙이는 방식의 작업으로, 이를 수행하는 장비가 TC 본더다. 글로벌 TC 본더 시장은 매출액 기준 시바우라 등 일본 기업을 비롯해 싱가포르의 ASMPT, 네덜란드의 베시(BESI) 등이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TC 본딩 장비는 듀얼 방식으로, 작업하는 본딩 모듈이 두 개여서 장비의 면적을 크게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생산성은 높다는 게 강점이다. 회사는 해당 장비에 픽커(Picker)가 총 4개 달려 있어 경쟁사 제품 대비 생산성이 4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듀얼 방식의 해당 장비를 만들기 위해 2017년부터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이에 실리콘 관통 전극(TSV) 공법으로 제작된 반도체 칩을 웨이퍼에 적층하는 HBM 생산용 본딩 장비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와 약 416억에 달하는 수주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회사 창사 이래 단일 수주계약 최대 규모로, 지난해 매출액(3276억원)의 12.7%에 달한다.

TC 본딩 장비는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SMPT는 현재 TC 본더 시장 규모를 약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며, 2024년 반도체 호황기가 본격화되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언제든지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으로 제품을 개발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하이닉스 외에 신규 고객사의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돼 있다”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매출이 올해 95억원가량에서 내년 850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올해 5.3%에서 내년 24.1%로 확대될 전망이다.

변운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수주시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 호조가 HBM 수요와 한미반도체 장비 판매량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회사의 TC 본더 신규 고객사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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