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S 컨소시엄, 에스디생공 우협 대상자 선정···최종 인수 확정까지 시간 소요 전망
2021년 인수 ‘대원헬스케어’도 도약 준비···에스디 인수 시 건기식·화장품 다각화 양축 예상 
해외 사무소와 건식 등 다양한 품목 장점···작년 헬스케어 적자 이어 적자 업체 인수 우려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대원제약이 화장품업체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나섰다. 지난 2021년 대원헬스케어(구 극동에치팜)를 인수하며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던 대원제약이 향후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며 사업다각화를 완성할 지 주목된다. 

대원제약은 자사를 포함한 DKS 컨소시엄이 에스디생명공학 M&A를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입찰에 참여, 우협 대상자로 22일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대원제약은 23일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와 관련,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DKS 컨소시엄은 대원 외에도 코이노, 수성자산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추진은) 신규 사업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며 (화장품 사업 진출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공시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득은 잠정적인 것이며 조건부 투자계약서 체결이 완료되고 법원 허가가 이뤄졌을 때 우협 대상자 선정 효력이 발생한다. 향후 조건부 투자계약이 체결되면 공개매각 공고에 이어 매각 관련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고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 및 투자계약 체결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뛰어든 것은 본업인 제약 외에도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사업다각화를 본격 완성하려는 취지로 업계는 분석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검증 받은 의약품 원료를 토대로 기능성 화장품을 제조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원제약도 이같은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원 입장에서는 2021년 인수한 대원헬스케어를 통해 건기식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건기식과 화장품이라는 사업다각화 양축을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원제약은 2021년 당시 극동에치팜을 인수한 후 올 6월 대원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대원헬스케어는 충남 예산에 제2공장 증축과 생산 라인 확장 이전을 마무리한 상태다.  

서울시 강서구에 소재한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제품 등을 주로 취급한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에스디는 2017년 상장했다. 이 업체는 2018년 중국 마스크팩 판매 호조로 연간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중국 수출 부진과 해외사업 저조 등 원인으로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3년간 에스디생명공학 경영실적을 보면 연결재무재표 기준으로 매출의 경우 2020년 1407억원, 2021년 1247억원, 2022년 937억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영업이익은 3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 2020년 –37억원, 2021년 -348억원, 2022년 –380억원이다. 2020년 적자규모가 2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올 들어서도 에스디생명공학 경영부진은 이어졌다. 상반기 매출은 346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1.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86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4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5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화장품 사업 외에도 중국과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소재한 해외 사무소, 2년간 진행했던 건강식품 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과”라며 “회생절차 진행 업체는 낮은 가격에 인수 가능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원제약이 최근 수익성보다 매출에 주력한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대원헬스케어에 이어 적자 업체 인수 추진을 우려하는 업계 시각도 있다. 실제 대원제약은 올 상반기 2571억원 매출을 달성, 지난해에 비해 9.8% 성장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5000억원 매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1% 하락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4%로 지난해 10.3%에 비해 2.9%포인트 떨어졌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대원제약의 최근 수익성 하락에는 대원헬스케어도 관련 있다. 공시에 따르면 대원헬스케어 매출은 대원제약에 인수된 2021년 131억원에서 2022년 25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021년 9000만원 흑자에서 2022년 22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결국 대원제약이 화장품업체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나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수익성 위주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같은 우려와 조언을 대원제약이 어떻게 수용해 향후 사업다각화를 순조롭게 진행할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던 대원제약이 상반기에도 10% 가까운 성장을 한 것은 그동안 저력의 방증”이라며 “에스디생명공학 인수가 확정되면 업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3년 내 경영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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