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에스디생명공학 화장품 사업 인수···광동제약, 비엘헬스케어 인수로 건기식 사업 확대
동아ST, ‘앱티스’ 인수로  ADC 기술 확보···휴온스, 크리스탈생과 인수로 의약품 생산능력 증대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약계 경기 불황으로 인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제약사들이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대상은 다양하지만 M&A로 캐시카우를 창출하고 사업다각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는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M&A를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신규 먹거리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올 하반기 M&A가 발표됐거나 일부 내용이 공개된 점도 눈에 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특별한 사유는 없고 연초부터 꾸준하게 검토했던 M&A 결과가 하반기 일시적으로 몰리며 구체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선 대원제약은 지난 8월 코이노, 수성자산운용 등과 함께 DKS컨소시엄을 구성,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참여했다. 인수 대금은 650억원 규모다. 이중 대원제약이 투자한 금액은 4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후 DKS컨소시엄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최종 인수예정자로 통보 받아 투자계약을 확정했다. 대원제약은 지난 2021년 5월 건강기능식품 업체 ‘극동에치팜’을 인수, 현재 경영중이기 때문에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는 사업다각화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캐시카우를 만들고 의약품에 집중된 경영을 다각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등 화장품 전문업체이며 건기식 사업도 병행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선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후 화장품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에스디생명공학이 최근 음성공장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건기식 사업을 제외한 화장품 사업을 위주로 DKS컨소시엄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광동제약도 건기식 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상태다. 이달 초순 비엘팜텍과 비엘헬스케어 주식 621만 1054주(지분율 58.74%)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광동제약이 비엘헬스케어 최대주주 비엘팜텍이 보유 중인 주식을 300억원에 사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비엘헬스케어는 건기식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 639억원과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비엘헬스케어 인수 배경은 사업다각화로 풀이된다. 연매출 600억원대 업체를 통해 건기식 판매 경로를 확대하는 등 식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최근 ADC 전문 기업 ‘앱티스’ 인수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앱티스는 항체 변형 없이 위치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시킬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을 개발한 업체다. 지난해 글로벌 CDMO 론자와의 ADC 사업 협력을 체결하며 위치 선택적 3세대 ADC 링커 기술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향후 동아에스티는 앱티스가 보유한 ADC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을 진행하고 기반기술을 활용,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와 ARC, APC 및 ISAC 플랫폼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앱티스는 현재 앱클릭 기반의 위암, 췌장암 타겟인 클라우딘 18.2 ADC 후보물질 AT-211을 개발하고 있다. AT-211은 전임상이 완료될 예정인데 동아에스티는 2024년 임상 1상 IND도 신청할 예정이다. 참고로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을 결합, 암세포를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ADC 기술 개발 및 확보에 글로벌 제약사들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동아도 시장 선점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앱티스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는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한 휴온스는 크리스탈생과가 보유한 채무 160억원에 대한 담보 제공을 이사회에서 결의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휴온스의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는 의약품 제조 사업 규모 확대 수순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탈생과의 고형제 등 신규 제품 생산능력를 확보한 휴온스가 일부 품목 생산을 위탁할 가능성을 업계가 예상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올해 M&A를 공개했거나 발표한 제약사는 대형과 중형 업체였는데 규모보다는 자금력을 기준으로 현재도 물밑에서 인수합병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 경기가 불황일수록 오히려 제약사 M&A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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