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우마무스메 등 글로벌 인기게임 크로스플레이 지원
모바일로 아시아 시장, PC·콘솔로 북미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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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크로스플레이가 전 세계 게임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과 PC·콘솔 플랫폼의 경계 무너뜨리기에 나섰다. 게임 이용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PC와 콘솔이 대세인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로스플레이가 게임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모바일, PC, 콘솔 등 여러 기기에서 같은 게임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모바일앱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에서 매출 상위권 게임 10개 중 4개가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1위를 차지한 ‘로블록스’는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한다. 지난 2분기 무려 24계단 상승해 2위를 차지한 일본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도 PC와 모바일 버전을 모두 지원한다. 사이게임스는 지난 2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했으나, 지난 3월 PC 버전을 추가했다. 중국게임 ‘원신’은 출시부터 모바일과 PC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크로스 플레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게임으로 꼽힌다.

앱애니는 “상위 게임들이 교차 플레이 기능을 담고 있다”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할 수 있는 교차 플랫폼 기능이 게임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요소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그간 국내에서 크로스플레이 게임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넥슨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10여 개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바일과 PC 모두 지원하는 게임은 ‘V4’가 유일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을 보면 PC 게임의 비중이 74%로 PC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넷마블 매출을 이끄는 상위 9개의 작품 모두 모바일 플랫폼만 이용 가능했다. 유일하게 지난해 출시한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가 닌텐도 스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콘솔 버전으로만 출시해 크로스 플레이 기능은 없다. 

유일하게 엔씨소프트는 2019년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출시한 바 있다. ‘리니지M’ ‘리니지2M’ ‘프로야구H3’ 등을 모바일과 PC에서 구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비대면 시대 크로스 플레이를 요구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크로스 플랫폼 게임에 도전하고 있다. 모바일과 PC 버전으로 출시하거나, 런칭 후에 플랫폼을 추가 지원하는 식이다. 특히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를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그래픽의 품질과 사양이 높아지면서 큰 화면에서 튕김 없이 플레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출시돼 흥행에 성공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모바일과 PC로 선보였다. 구글플레이스토어는 물론 PC방 순위에도 들었다. PC방 전문 시장조사업체 게임트릭스가 공개한 ‘주간 종합 게임 순위’를 보면 오딘은 7월 첫주부터 셋째 주까지 13~14위를 차지했다.  

넷마블도 제2의 나라를 지난달 모바일버전으로 출시했고 이달 15일 PC 버전 베타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크로스 플레이 대세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해 컨퍼런스콜에서 “점차 넷마블 IP를 PC와 콘솔로 확대할 것”이라며 “2022년 이후 선보일 신작 대부분은 크로스 플레이를 염두해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일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인 ‘퍼플 on 플레이’를 선보였다. 멀티뷰 기능을 추가하는 등 기존의 ‘퍼플’에서 업그레이드했다. 다음 달 26일 출시할 ‘블레이드앤소울2’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노영민 엔씨소프트 플랫폼센터 부센터장은 “다양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스트리밍 기술 연구를 이어왔다”며 “추후 서비스 대상을 확장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게임업계는 크로스플레이로 북미와 유럽 시장을 겨냥했다. 북미·유럽은 PC와 콘솔 게임이 강세다. 모바일과 콘솔 버전을 출시하면 국내와 글로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앱애니는 올해 글로벌 콘솔 시장 규모는 44조원, PC게임 시장은 4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펄어비스도 PC와 콘솔 플랫폼을 아우르는 ‘붉은사막’을 내년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넥슨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PC와 콘솔로 출시하며 활약 무대를 넓힌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한 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X’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기술적인 문제로 크로스 플레이가 힘들었으나, 현재 기많이 해소됐다”며 “비대면 시대란 외부 여건과 해외 시장 공략이라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대부분 게임사가 크로스 플레이 게임 개발을 도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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