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삼성물산 제치고 따낸 GS건설 서초그랑자이 입주···영화관·필로티 눈길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론칭 후 첫 수주 사업장인 디에이치 라클라스 공개···리조트형 아파트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장. 각 건설사가 지닌 개성을 뚜렷하게 담아낸 사업장으로 주목도도 커지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대표성을 띈 고가 정비사업장이 서울서 동시에 입주를 시작한다. 두 곳 모두 서울 서초구 내에 위치해 인접해 있다. 1군 건설사가 비슷한 조건의 단지를 동시에 공개하자 시장에서는 시공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시공한 서초그랑자이는 이달 입주를 시작한다. GS건설이 이 단지 시공에 공들인 이유는 지난 2015년 시공사 선정 때부터 주목도가 컸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전신은 무지개아파트다. 인근에는 서초우성1·2·3차, 무지개, 신동아 등 다섯 개 단지가 있어 서초동 독수리 오형제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삼성 사옥이 가깝고 우성 1·2·3차를 삼성물산이 재건축해 래미안 타운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삼성물산이 수주를 위해 공들인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300표 이상 압도적인 차이로 GS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위이자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위인 삼성물산을 이기고 시공권을 차지했고, 삼성물산은 이 때 수주 입찰 참여 및 실패를 마지막으로 약 5년 간 정비사업장에 두문불출했다.

수주 배경부터 남달랐던 만큼 GS건설은 서초그랑자이 시공 과정에서 모든 부분에 힘을 줬다. 래미안 타운 속에서 자이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차원에서다. 일반적으로 3미터 수준인 필로티 높이를 9미터까지 높여 호텔 이상의 웅장한 입구를 연출했다. 또 국내 아파트 단지 중 영화관(CGV)를 최초로 론칭한 곳으로 세간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준공 후 공개된 모습을 통해 커뮤니티센터 등에 고가의 대리석 사용은 물론 고가의 바닥 마감재인 헤링본을 적용, 연말 시상식에서나 볼 법한 레드카펫까지 깔려 있어 호화로움을 자랑한다. 이 단지는 화려한 호텔 같은 모습이다. 

같은 시기 현대건설은 서초동 옆 반포동에서 디에이치 라클라스 입주를 시작한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론칭한 이후 첫 수주한 사업장인 만큼 시공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사업장을 시작으로 사업비 기준 단군이래 최대 규모 정비사업장이라는 반포주공1단지(디에이치 클래스트) 수주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장인 한남3구역 수주까지 성공하며 존재감을 과시해서다.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수주 1위를 수성하도록 한 시초 사업장인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엘리베이터를 타고 35층으로 올라가면 한강과 남산타운이 보이는 명소인 스카이라운지를 보유했다는 점이다. 스카이라운지는 서울시 인허가 문제로 보유한 사업장이 드물다. 또 1000세대 미만이라는 중소형 단지의 한계를 리조트 컨셉으로 승화했다는 점이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단지 안에는 한국, 대만, 홍콩 등 국내외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곳곳에 비치해둬 일상 속에서도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휴양지 감성의 조경을 완성했다. 경부 고속버스터미널, 백화점, 중앙지방법원, 강남성모병원 등으로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번잡한 도심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거단지가 유일하다는 평이 줄잇는다.

무엇보다도 이 사업장은 분쟁이 없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눈길을 끈다. 정비사업 특성상 공사비를 줄이려는 시공사와 고급화를 하려는 조합 간 갈등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시공사 교체를 위한 계약 해지와 각종 소송, 공사비 증액 등은 대부분의 사업장이 하나씩 안고 있다. 반면 이 사업장의 조합원들은 놀랍게도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플래카드를 내걸 정도로 현대건설이 신뢰도를 얻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시공사가 입찰 과정에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선물공세는 기본이고 현금 전달, 경쟁사 비방 동영상, 불법 선전물 배포 등이 판을 쳤지만 이제는 법으로 금지됐다”며 “준공 후 실물에 대한 시공평가로 시공사 선호도가 결정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단지 내 조경 모습 / 사진=현대건설
리조트 컨셉으로 지은 디에이치 라클라스 단지 내 조경 / 사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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