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급형 갤럭시M 시리즈용 패널 개발 중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 급감 전망
삼성·애플 등 OLED 공급선 다각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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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OLED 공급을 타진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BOE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량 감소로 공장 가동률과 중소형 사업 실적을 위해 공급선 다각화가 절실해졌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삼성전자 갤럭시M 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용으로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M 시리즈는 인도 등 해외 일부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개발된 저가 보급형 모델이다. 그간 주로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지만, 삼성전자가 샤오미 등 중국 업계와의 경쟁하기 위해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사양을 강화하면서 OLED 채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BOE가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OLED를 공급할 역량은 부족해 해외 시장용 보급형 모델 소량 공급을 시작으로 공급선을 넓혀가려는 시도로 보인다”면서 “다만 만약 공급하게 되더라도 올해 생산 물량 자체는 소량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BOE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일부 모델에 LCD를 공급한 이력은 있지만 OLED 납품은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지난해 갤럭시S21 시리즈용 OLED 공급을 타진했지만 품질 이슈로 인해 공급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LED를 전량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다.

올해 BOE는 공급선 다각화가 절실하다. 그간 OLED 사업의 큰손이었던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OLED 공장 가동률도 하락할 위기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 여파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겨 지난해 9월 이후 부품 재고 위주로 스마트폰을 생산 중이다. 시장에선 올해 화웨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반토막 난 1억대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정부 보조금을 받아 공장을 증설한 상황에서 사업 실적이 부진한 점은 BOE에게 부담이다. 여기에 화웨이의 공백을 노리고 물량을 확대하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후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플렉시블 OLED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지드 OLED를 주로 채용하는 분위기다. BOE는 플렉시블 OLED 설비에 집중 투자해 구형 기술인 리지드OLED 공급 여력이 없다. 샤오미, 오포, 비보가 플렉시블 OLED 채용을 확대한다고 해도, 화웨이의 OLED 물량 공백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BOE는 올해도 애플에 신형 아이폰용 OLED 공급도 시도할 전망이다. BOE는 몐양 B11 공장을 중심으로 애플의 신형 아이폰 OLED를 개발 중이다.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신형 아이폰용 패널 양산 승인 절차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BOE는 B7 공장에서 아이폰12 리퍼브용 OLED를 생산해 애플에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애플에 신형 아이폰용 패널을 소량이나마 공급에 성공할 경우 중소형 OLED 사업의 활로를 열 수 있다.

지난해 중국 패널 업계는 BOE를 필두로 전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가세를 키웠지만 올해는 대폭 하락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패널 업계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13%대로, 2017년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10%대를 넘겼다. 그러나 올해 중국의 중소형 OLED 점유율은 다시 한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물량이 빠진 점이 결정타다. 다만 일각에선 이들 업계가 공급선 다각화에 성공하고 샤오미, 오포, 비보가 플렉시블 OLED 채용을 확대할 경우 사업 활로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물량이 대거 빠지면서 중국 패널 업계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최근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제조사들도 일부 보급형 스마트폰 중 상위 모델을 중심으로 플렉시블 OLED를 채용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결국 이들 업계의 플렉시블 OLED 수요가 화웨이 물량 공백을 채울 수 있는지 여부가 중국 패널 업계 점유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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