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누적 수주액 1조5832억원 달성···현대家 제치고 1위 탈환
삼성물산·대우건설, 반포3주구 통해 TOP5 진입 기대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공사비 2조’ 한남3구역 통해 선두 자리 노려

10대 건설사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순위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10대 건설사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순위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수주 순위도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주말 9000억원대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내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가(家)’ 형제들을 제치고 국내 도시정비사업 1위로 올라섰다. 2위로 밀려난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을 통해 선두 자리 재탈환 의지를 불태우는 분위기다. 삼성물산·대우건설은 반포3주구를 통해 TOP5 진입을 노리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3일 열린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조합과 수의계약 형태로 계약을 맺게 됐다. 갈현1구역은 공사비 9200억원 규모 강북 지역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힌다. 이번 수주로 롯데건설은 누적 수주액 1조5832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도시정비사업 순위 1위로 올라섰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비교해 ‘1조원 클럽’ 진입은 늦었지만, 현재까지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쌓으며 도시정비시장에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롯데건설은 갈현1구역 수주로 상반기도 안 돼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동시에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2019년 1조2038억원·도시정비사업 4위)을 갈아치웠다. 앞서 올 1월 현대엔지니어링·효성중공업과 컨소시엄으로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 사업(5341억원) 시공권을 확보했고, 2월에는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 사업(5030억원) 시공권을 단독으로 따낸 바 있다.

현대건설은 1조2130억원의 수주 실적을 달성해 2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공사비 1589억원 규모 서울 동대문구 ‘제기4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지만 3000억원 차이로 롯데건설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현대건설은 앞서 서울 신용산북측2구역 재개발(3037억원)을 시작으로 ▲부산 범천 1-1구역 재개발(4160억원) ▲대전 대흥동 1구역 재개발(853억원) ▲장위11-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402억) ▲원주 원동나래구역 재개발(2089억) 등 5곳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따내며 지난달 일찌감치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천 동구 ‘송림1·2구역’ 재개발(6742억원) 등 3곳에서 수주에 성공하며 누적 수주액 1조23억원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순위 3위에 안착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각각 5373억원, 3287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삼익’ 재건축 사업(2300억원)의 시공권을 따냈고, 앞서 1월 제주 ‘탐라·삼덕빌라’ 소규모 재건축(553억원)과 2월 충북 ‘청주사직1구역’ 재개발(2520억원)을 수주했다. GS건설은 올 초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3287억원) 수주 외엔 현재까지 추가 수주 소식이 없다.

국내 도시정비사업 순위는 향후 예정된 대형 사업장들의 수주결과에 따라 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가장 빨리 결과가 나오는 사업장은 이달 말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이다. 공사비 8100억원 규모 반포3주구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시공권을 따낼 경우 앞서 수주한 ‘신반포15차’ 재건축(2400억원)과 더해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역시 반포3주구를 통해 마수걸이 수주와 도시정비사업 순위 5위권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 용산구 재개발 사업장인 ‘한남3구역’도 도시정비사업 판도를 가를 대규모 사업장으로 꼽힌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역대 재개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한남3구역 수주전은 현재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 3파전으로 벌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수주하게 되면 4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달성해 올해 도시정비사업 선두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아울러 GS건설·대림산업은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 한남3구역의 시공사 선정 총회는 다음 달 21일 개최될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로 정비사업장이 더욱 위축되면서 앞으로 건설사들의 일감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이번 수주전 결과에 따라 향후 2~3년 동안의 수주 곳간을 채울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라도 건설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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