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이어 반포3주구까지 수주···복귀 두 달만에 정비사업 수주 3위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단숨에 1조원 돌파
“정부 정비사업 홍보 규제로 브랜드 파워가 승부 갈라”

삼성물산은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신반포15차를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5년의 공백에도 ‘래미안’의 저력은 여전한 모습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에 이어 반포3주구의 시공권을 따내며 국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5년의 공백에도 ‘래미안’의 저력은 여전한 모습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삼성물산이 5년 공백이 무색하게 국내 정비사업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반포15차에 이어 반포3주구 시공권을 따내며 단숨에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과 ‘래미안’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복귀 두 달 만에 건설업계의 대항마로 떠오른 모습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조487억원을 달성해 롯데건설(1조5832억원), 현대건설(1조2130억원)에 이어 정비사업 수주 순위 3위에 올랐다. 경쟁사인 대림산업(5373억원)과 GS건설(3073억원), 대우건설(0원) 등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복귀한 것 치곤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삼성물산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물산은 주택사업 복귀 지역으로 ‘래미안의 고향’이라는 반포를 선택했다. 반포 일대에는 기존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등이 포진돼 있다. 래미안이 강세를 나타내온 반포에서 주택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게 삼성물산의 전략이었다. 다만 시공능력평가 1위로 정비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삼성물산이라도 오랜 공백기 탓에 브랜드 파워가 여전하겠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우려가 기우로 바뀐 시기는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사업비 2400억원 규모 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 수주전부터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23일 열린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정기총회에서 시공사로 낙점됐다. 전체 투표율 중 76%에 달하는 126표를 얻어 호반건설(22표·13%)과 대림산업(18표·11%)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반포에 ‘아크로 타운’을 만들겠다던 대림산업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던 호반건설도 래미안의 귀환은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어 삼성물산은 올해 강남 재건축 사업 최대어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까지 따내며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정기총회에서 총 1626표 가운데 686표를 얻어 대우건설(617표)을 제쳤다. 대우건설은 선분양·후분양·리츠 상장 등 3가지 분양방식 등을 제안하는 등 파격적인 제안을 쏟아냈지만 조합원들의 마음을 뒤집긴 역부족이었다. 사업비 8073억원 규모 반포3주구를 따내면서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신규 누적 주수액이 단숨에 1조원을 돌파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두 번의 수주로 반포 일대에 공고한 래미안 밸트를 형성하게 됐다. 반포 일대에는 반포3주구(구반포 프레스티지·2091가구)·신반포15차(래미안 원 펜타스·641가구)와 기존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843가구)·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475가구)·래미안 퍼스티지(2444가구)가 더해져 1만 가구 규모의 거대한 ‘래미안 타운’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브랜드 파워를 확인한 삼성물산이 다음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장에서 개별홍보를 강력히 제재하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은 브랜드를 보고 시공사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리는 건설사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를 뛰어넘는 파격제안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손실 가능성도 큰 만큼 건설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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