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Q1 라인 시험 생산
LCD 생산 중단 후 코로나19에도 대형 투자 속행할 듯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2년 만에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선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황이 악화했지만 올 연말 중단할 LCD 사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QD디스플레이 투자를 속행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예상된다.

1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최소 15개 이상 장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공시에 올리진 않았으나 전환투자 장비 계약을 받은 업체가 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스크 인장기 업체 힘스는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장비 계약 3건을 따냈다. 지난달 11일, 19일, 26일에 걸친 3건 장비 공급 계약 금액은 총 89억3000억원 규모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850억6490만원)의 10%를 웃돈다. 장비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공장에 공급된다.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 Q1 생산 라인에 해당 장비들이 입고될 것으로 예상한다. Q1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QD디스플레이를 양상하기 위한 전용 라인이다. 내년 월 3만장 규모 양산을 목표로 한다. 

필옵틱스도 수혜 장비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 삼성디스플레이와 226억원 규모 장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1404억원)의 16%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라인에 입고될 레이저 커팅 장비 관련 계약으로 추정한다. 향후 Q1 라인에 들어갈 레이저 장비도 이 회사가 납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본격 설비투자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특히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2조1000억원 대비 확대된 2조5000억~3조원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13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이후 LCD 시황 악화 여파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 2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액은 2018년 2조9000억원, 지난해 2조1000억원에 그쳤다. 이 기간 관련 장비사들은 수주 가뭄을 겪고 중국 업계로 눈을 돌려 매출 손실을 메웠다. 

김현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시작된 대형 패널 QD라인 투자와 하반기 중 구체화될 중소형 A5 라인 투자를 감안하면 연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 2년간 저점을 통과한 후 증가하는 사이클에 돌입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계획대로 설비투자를 속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내년 LCD 사업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어서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소형 OLED 업황은 나빠지겠지만 이와 별개로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는 올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완전한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 계획에 있어서 자금 여력보다 장비업계 기술 수준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QD디스플레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올 연말 시험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본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가 Q1을 중심으로 발주한 장비 납기는 대체로 올해 8~9월이다. 본격 제품 양산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올초 파일럿 라인 가동은 가능한 수준으로 장비를 입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르면 올 연말 파일럿 라인을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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