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318명에 불과…보급형 5G 단말 확대 방안 고민해야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5G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가 318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신사가 알뜰폰에 5G망을 개방하고 알뜰폰 요금제도 출시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와 중저가 5G 지원 단말기 부족 등이 발목을 잡았단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2월 기준 이동전화 서비스 가입자는 알뜰폰을 포함해 총  690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5G 가입자는 536만으로 전월보다 40만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G 알뜰폰 가입자는 단 318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가 761만명(11.2%)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초라한 수치다.

알뜰폰의 경우,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로부터 망 도매대가를 지불하고 소폭의 마친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을 따른다. 지난해까지는 망 도매대가가 이통사 요금 기준으로 약 75% 정도였으나 올해부터 66%로 내려간 상황이다. 가령 이통사의 10만원짜리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6만6000원에 사들인 후 소폭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 승인 조건으로 5G 도매대가를 75%에서 66%로 인하하도록 했다. 이후 KT와 SK텔레콤이 해당 조건으로 망 도매대가를 제공하게되면서 통신 3사 모두 66%대에 5G망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5G 알뜰폰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5G 알뜰폰 요금제랑 기존 5G 요금제랑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5G 알뜰폰 요금제는 각 사업자별로 3만~4만원 정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뜰폰 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의 ‘5G 라이트 유심 9GB’는 월 3만9600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과 데이터 9GB가 기본 제공되며, 데이터 소진시 1Mbps 속도로 이용이 가능하다.

표면적으로 봤을땐 저렴하고 볼 수 있지만, 알뜰폰의 경우 선택약정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결국 5만원대 통신 3사의 기본 5G 요금제에 25% 약정 할인을 적용할 경우 가격은 4만원대 초반으로 낮아지게 된다. 사실상 알뜰폰 요금제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특히 알뜰폰의 경우 멤버십 할인 등 혜택이 없다는 점에서 실제 구매 혜택은 기본 5G 요금제 이용자가 더 가져가게 되는 구조다.

현재 LTE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기존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는 5G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느니, 훨씬 저렴한 LTE 요금제를 사용하는게 낫다”며 “5G를 이용하는 이유가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기기 위함인데, 9GB 데이터 자체도 충분하지 않고 이후  1Mbps속도가 나오는거면 굳이 5G 요금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싼 단말기 가격도 문제다. 지금까지 출시된 5G 단말기 가격은 대부분 100만원을 웃도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90’ 역시 90만원에 달한다. 보통 저렴한 중고폰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알뜰폰 특성상, 비싼 단말기 가격 탓에 5G 요금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5G 단말기의 경우 출시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중고 매물 자체도 많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통신사, 제조사와 협의해 저렴한 가격의 5G 단말기 보급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 역시 연간 350억원 규모의 전파사용료를 2020년까지 감면하는 등 알뜰폰 지원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5G 알뜰폰 요금제는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가 통신사들을 압박해 5G망을 이른 시기에 개방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5G 단말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저렴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통신사·제조사 등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