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사카 유지 “아베, 정치 위기에 수출규제·입국제한 등 '혐한' 이용”
[인터뷰] 호사카 유지 “아베, 정치 위기에 수출규제·입국제한 등 '혐한' 이용”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20.03.12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사카 유지 독도종합연구소장 “아베, 코로나19 사태로 지지율 하락하자 극우파 혐한·혐중 요구 받아들여”
“수출규제 이어가는 일본···정부 WTO 제소 재개 등 유효한 수단 통해 주권 행사해야”
“강제징용 배상 판결대로 일본기업 현금화 조치해야···그렇지 않으면 속국 상태”
“일본 강제징용 판결 반발, 북한·중국 등 배상 요구 확대 피하려고”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를 지속하고 최근에는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마저 했다. 지난해 말 아베 총리는 수출 규제를 철회하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때리기’를 심화시켰다.

이유가 무엇일까.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은 12일 <시사저널e>와 전화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의 미흡한 대응에 따른 국내 정치적 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혐한(嫌韓)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소장은 한국 정부가 수출규제를 이어가는 일본 정부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재개 등 유효한 수단을 통해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대로 관련 가해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고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한국의 사법 판결이 실현되지 않으면 이는 속국 상태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 / 사진 제공= 호사카 유지 소장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 / 사진 제공= 호사카 유지 소장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해결 전까지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나?

어느 정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일본 정부가 계속 주장해온 것은 강제징용 문제를 한국 쪽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원래는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과 수출규제 철회를 맞바꾸는 것이 처음에 한일 간 조건이었다. 미국도 어느 정도 그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이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3월말까지 일본 정부가 제대로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을 그만두고 종료하겠다고 했다. 3월말이 시한이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할 지 봐야 한다.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고 최근 한국발 입국 제한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해 11월말 한국이 조건부 지소미아 연장했고 그 당시 미국이 개입해 한일 양국이 어느 정도 합의했다. 12월 한일정상회담 했을 때도 사실 아베 총리는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인이 일본 여행 등을 가지 않음에 따라 일본 경제가 안 좋기 때문에 한국인이 일본에 오도록 일본도 수출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일본 내 극우파의 요청을 아베 총리가 상당히 많이 받아들여서 중국과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단행한 것이다. 다시 혐한, 혐중(嫌中)을 통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 이유 중 하나가 극우파들의 요구, 즉 중국인의 입국을 막아달라는 요구를 아베가 계속 무시했던 점이었다. 재야의 극우파 쪽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협박을 계속했다.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기에 중국, 한국발 입국 제한 효과가 미지수인데도 아베 총리는 지지율을 위해 입국 제한을 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아베 총리가 혐한으로 방침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는 대(對)한국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거기에다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라 전범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을 현금화하는 시기도 오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이 경우를 대비해 자신들의 잘못을 피해가기 위해 혐한을 강화시키고 있다.

도쿄 올림픽 연기나 무산 가능성이 있기에 올림픽을 지지율 회복의 도구로 이용하기 어려워졌다. 아베 총리는 혐한이라는 카드를 꺼내 정권 연장에 집중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정권 연장을 위해 혐한 카드를 꺼냈다는 것인가?

그렇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대처 미흡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반전시키기 위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고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7월 수출 규제로 한국 때리기를 시작했을 때 극히 일부 측근들과 이를 결정했다. 관료들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으나 말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규제를 발표했던 것이다. 이번 한국발 입국 제한도 마찬가지다. 관료들은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도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후속 조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6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풀 것 같다. 정부의 조치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사람에게 보상한다는 방식이다. 강력히 한국, 중국발 입국을 막고 일본 내 휴교 등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부분을 보상하겠다고 했다. 이것으로 아베 총리 지지율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이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WTO 제소를 재개하고 지소미아를 종료해야 한다고 보나?

그게 유효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아니면 또 다른 유효한 수단이 뭔지도 지금 상황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정부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카드를 써야한다. WTO 제소 재개 카드가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도 검토해봐야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WTO 제소 재개 카드는 일단 꺼내야 한다. 지난해 그것을 중지하면서 일본과 얘기했기만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조치가 없으니 다시 복구 시켜야 한다.

당시 일본 정부 쪽에서 수출규제 철회와 관련해 ‘시간을 달라, 한 달 정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미 3달이 지났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할 생각이 없으면서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쇼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한국은 주권 행사를 해야 한다.

가해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가 조만간 이뤄지면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

한국의 입장, 사법적 판결, 국내법, 국제법 모든 것을 봐도 현금화 조치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제안이 없다. 전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안이 있었으나 그것도 미흡하다. 피해자들이 고령인 점도 있다. 이에 현금화를 진행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일본은 물론 반발할 것이다. 그것을 한국 측에서 어떻게 하느냐, 일본의 반대와 그것으로 인한 한국 대상 제재 조치 가능성을 감안하고도 현금화를 진행 하느냐는 문제만 남아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해법은 어떻게 돼야하나?

해법의 기본은 대법원 판결대로 하는 것이다. 가해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해야 한다. 일본이 거기에 시비를 걸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수밖에 없다.

일본이 배상해야한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의 입장이 옳다고 하는 변호사들이 많다. 한국 정부는 일단 현금화 하고 그 다음 일본이 뭔가 제재 조치에 나온다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식으로 해야한다. 대법원에서 내려진 판결에 대해서는 판결대로 빨리 처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 나라의 사법적 판결을 다른 나라가 왜곡시키는 사태가 된다. 상당히 안 좋은 사례를 남기는 것이다. 이것은 속국 상태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일본의 행정과 사법에 한국이 종속되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내용을 봐도 보상은 끝났지만, 불법적인 부분에 대한 배상은 끝난 게 하나도 없다. 그렇기에 한국의 입장이 법적으로 잘못된 게 하나도 없다. 그것을 왜곡시킨다면, 즉 미국이나 일본 등 강대국이 한마디 한다고 사법적인 부분도 양보한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존재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뒤집으려는 근본 이유가 무엇인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개인이 개인(기업)에게 청구한 것이기에 국가(일본 정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계속 개입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가까이로는 북일 수교 때문이다.

북일 수교는 한국과 일본의 1965년 한일기본조약이나 한일청구권협정을 토대로 움직이게 된다. 이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배상을 인정하게 되면 북한도 일본에 보상이 아닌 배상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식민지배에 대해 배상이라는 명목으로 배상금을 낸 나라는 없었다. 배상을 인정하면 이것은 역사적인 부분이 되기에 지난 평양선언에서도 보상 수준의 이야기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의 판결은 정확히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것은 일제강점기가 불법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실행에 옮기게 되면 북한도 일본에 배상금을 요구하게 된다.

그 경우 한일 간 보상금 수준은 무상 3억달러, 유상(차관) 2억달러였는데, 이것이 배상금이 되면 열배, 백배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그 경우 북일수교 때는 기업이 아닌 일본 정부가 그 돈을 내야한다. 재정적으로도 어마어마한 타격 입을 것이고 그것이 출발점이 돼서 중국, 동남아 여타 국가 등 다른 나라들도 일본에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아시아적으로 배상 요구가 확대되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배상 판결에 대해 아주 강하게 무리수를 두면서 국가가 나서서 반대하는 이유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의 문제이지 한국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이 거기까지 생각해주고 일본의 입장을 위해서 움직인다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사라지는 것이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journal-e.com
일반 국민 그리고 진실을 염두에 두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