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처, 6개 부서 26개 팀에서 13개 부서 40개 팀으로 확대···처장 권한도 대폭 확대
김헌수·김용재·박선종 교수 등 물망···보험·은행법·파생상품 전문가

금융감독원/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금소처장) 후보들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금소처의 권한이 대폭 확대돼 금소처장이 금융사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금소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교수와 김용재 고려대학교 교수, 박선종 숭실대학교 교수 등이 있다. 세 명의 후보 모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철학을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 어느 후보가 선임되더라도 향후 금융사에 대한 압박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 금소처장만 교체 전망···조직개편으로 중요성 확대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28일 오랜 기간 지연돼 왔던 금감원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교체가 유력시됐던 유광열 수석부원장과 원승연 부원장은 모두 자리를 유지하고 이상제 금소처장(부원장)만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금소처는 지난달 23일 금감원 조직개편 과정에서 권한과 규모가 대폭 확대된 바 있다. 금소처장 산하의 금융소비자 보호 부문이 소비자 피해 예방 부문과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부문으로 나눠졌으며 기존에 금소처 내에 편제돼 있던 보험감독·검사 부문은 총괄·경영(수석부원장) 산하로 이동했다. 금소처 내의 6개 부서, 26개 팀도 13개 부서, 40개 팀으로 늘어났다.

금소처장의 권한도 막강해졌다. 소비자 피해 예방 부문에서는 금융상품 약관 심사, 금융상품 모집·판매, 금융상품 광고·공시, 불공정거래 관행 등에 대해 감독할 수 있으며 소비자 권익 보호 부문에서는 민원·분쟁·검사 권한을 가진다. ‘중대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한 제재 안건’에 대한 협의 권한도 새롭게 생겼다.

◇윤석헌 원장 추천 후보 김헌수 교수 주목···진보 성향의 보험 전문 학자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청와대는 그동안 신임 금소처장 후보로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교수와 김용재 고려대학교 교수, 박선종 숭실대학교 교수 등을 검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헌수 교수는 금감원이, 김용재 교수와 박선종 교수는 금융위가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이 제청한 후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결국 청와대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김헌수 교수는 현재 윤 원장이 가장 원하는 후보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17년 윤 원장이 위원장이었던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 2018년에는 금감원에서 보험산업 혁신 방안 TF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진보 성향인 참여연대에서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개혁 성향이 강한 인물로 윤 원장의 철학을 깊게 공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김 교수는 부산대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보험 전문 학자다. 이에 일각에서는 보험감독·검사 부문이 빠진 금소처장에 보험 전문가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은행·중소서민금융부문, 자본시장·회계부문과는 달리 보험업권을 담당하는 부원장이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금소처에 보험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밖에도 과거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다는 점도 일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키코 사태 비판한 김용재·박선종 교수 등도 거론···은행법·파생상품 전문가

김용재 교수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은행법 전문가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과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등을 지내 금융당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큰 틀의 거시정책에 매우 능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교수는 과거 윤 원장과 같이 피해 기업 입장에서 키코 사태를 판단한 학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013년에는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기업 측 참고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김 교수는 “키코는 사실상 도박”이라며 “외국에서는 해당 은행들은 처벌 대상이 됐을 것인데 우리나라만 소송전을 치르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학계에 있어 금융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선종 교수는 앞선 두 후보와 달리 오랜 기간 금융사 현업에 종사한 인물이다. 25년 동안 금융사에 있으며 BS투자증권 상무와 유진투자선물 전무 등을 지냈으며 2015년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금융법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서 학계에 진출했다. 윤 원장, 김용재 교수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피해 기업들의 키코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난 2017년부터는 금융위원회 자체규제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교수는 파생상품 전문가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금융계는 DLF 사태와 라임 사태 등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박 교수가 금소처장에 선임될 경우 좀 더 빠른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다른 두 후보에 비해 학계 경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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