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따른 유통가 방문자 감소에 인덕션 디자인 거부감도
삼성전자 예약 기간 다음달 3일로 연장

지난 24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매장의 모습 / 사진=황정원 기자
지난 24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매장의 모습 / 사진=황정원 기자

“갤럭시S10 때와 비교해 S20 사전예약 실적은 저조한 편입니다. 코로나19 탓에 매장 자체에 문의가 줄어든 점도 있지만 S20을 찾던 손님도 디자인이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S10노트로 선회하는 편입니다.”

갤럭시S20 사전예약이 한창이던 지난 24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 유통업체 직원이 한 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갤럭시S20 사전판매를 시작했다. 사전판매 기간에 갤럭시S20을 구매하면 정식 출시일인 3월6일 이전인 2월27일부터 개통할 수 있다. 

휴대전화 매장 안은 삼성전자 플래그십 신제품 사전판매 기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했다. 유통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새로 채택된 인덕션 디자인 등도 사전판매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장사가 되지 않자 판매원들만 호객행위에 더욱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방문한 서울 을지로 시청역 인근 매장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스크를 쓴 판매원을 제외하면 매장 방문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틀간 방문한 휴대전화 매장 관계자들 대다수는 S20시리즈 사전예약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인덕션’ 풍의 디자인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겹치자 삼성전자는 당초 이달 26일 종료하기로 예정됐던 예약판매 일정을 다음달 3일로 연장했다.

신도림역 인근 대리점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는 S20을 찾는 손님이 좀 있었는데 디자인 때문인지 울트라보단 기본 기기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시청역 인근 대리점 관계자는 “카메라 기능에 특화된 기기를 찾는 경우가 아니면 다른 기능 면에선 이전 모델보다 가격에 비해 큰 메리트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 휴대전화 커뮤니티 등에서도 ‘성능은 둘째 치고 디자인 탓에 거부감이 든다’ ‘울트라 제품은 진짜 무전기인 줄 알았다’ ‘카메라 성능도 일반인이 보기에 큰 차이를 식별하지 못할 것 같아 장점을 못 느끼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인덕션에 이어 삼성 냉장고 같다는 평도 있다.

그나마 S20울트라는 카메라 성능에 따른 수요가 있었다. 시청역 인근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20울트라는 6.9인치로 갤럭시S20 6.3인치, 갤럭시S20플러스 6.7인치와 비교해 화면도 더 크고 세계 최초인 1억800만 화소짜리 카메라가 부착돼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카메라에 특히 공을 들였다. S20에는 1200만 화소 메인, 6400만 화소 망원, 1200만 화소 초광각 총 3개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S20플러스에는 ToF카메라가 추가됐다. 특히 갤럭시S20울트라 모델은 카메라에 기본 광학 10배 줌을 지원하고 1억800만 화소 센서가 탑재되는 등 고사양 카메라 스펙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 탓에 초기 예판 분위기는 잠잠한 모양새다. 

앞서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S20 출시에 맞춘 개통 행사도 전면 취소했다. 매해 이통 3사는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 제조사의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 일정에 맞춰 개통 행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유통가의 분위기가 냉각되자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예약 기간을 기존 26일 종료에서 내달 3일 종료로 연장한다고 25일 밝혔다. 선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개통은 기존 일정대로 오는 27일부터 진행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전예약 접수 물량이 적어서 연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사전예약 프로그램 특성상 고객들이 직접 매장을 둘러보고 단말기를 직접 써보기도 해야 하지만 지금 여건이 그렇지 못해 시간적인 여유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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