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 대상에서 전사 확대…코로나 사태 장기화 대비 목적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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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에 돌입한 IT·통신 업체들이 늘었다. 임신부 등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재택근무는 이제 전직원을 대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 등 통신사를 비롯해 네이버·카카오·넥슨 등 업종을 불문하고 IT업계 전반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지난 24일 오후부터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전사적 재택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다만 선제적 재택근무 시행에도 불구, 금일 직원 중 한명이 코로나 1차 양성 판정을 받아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 T타워를 오는 28일까지 긴급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KT도 금일부터 내달 6일까지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 임직원을 절반으로 나눠 전사 2부제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IT·통신·게임, 업종불문 재택근무 확산

평소 업무 환경이 유연하다고 평가받아온 외국계 IT기업들은 국내 기업보다 먼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시스코코리아, 한국레드햇 등은 이번주부터 전 직원에게 이전부터 제공해온 재택근무를 적극 권고하기 시작했다. 특히 MS의 경우, 평소에도 재택근무가 보편화 돼 있어 이번 코로나 사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표 포털사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날부터 전직원 대상으로 원격근무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네이버는 임산부와 기저질환자(만성질환)에 한해 지난 3일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한 바 있다. 카카오 자회사들의 경우, 각 회사 판단에 따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IX 등이 재택근무에 돌입했으며 향후 더 확대될 전망이다.

게임사들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게임사 중에서는 위메이드가 지난 25일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시작했으며, 그 뒤를 이어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라인게임즈 등이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넥슨도 이날 오후부터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으며, 엔씨소프트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3일간 전사 유급 특별휴무를 부여한다고 이날 공지했다.

◇코로나 사태가 바꾼 IT업계 일상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IT업체들의 평소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먼저 통신 3사의 경우 갤럭시S20 출시와 관련해 사실상 오프라인 이벤트를 포기하고 온라인 프로모션 등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통신3사는 거의 매년 진행하던 출시 행사 및 사전 개통 행사를 올해는 모두 취소했다. 대신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한 사은품 제공 등 혜택을 늘리고 있다. 

KT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 ‘KT샵’을 통해 전용 서비스인 ‘여기오지’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안전 강화 교육을 이수한 KT 직원이 집으로 방문해 휴대폰 개통, 데이터 이전 등을 직접 처리해준다. SK텔레콤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게임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대다수 게임사들은 유의미한 매출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PC방 이용시간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C방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가 공개한 2월 셋째 주 PC방 게임 통계에 따르면 총 사용시간은 약 3330만 시간으로 전주 대비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도 PC방 이용 자제를 권고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도록 개학까지 2주간 지도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게임사들도 PC방 관련 이벤트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방 점유율은 PC 온라인게임의 인기 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모바일게임 매출이 상대적으로 큰 게임업계 특성상, 당장의 피해는 많이 없겠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PC방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OTT 시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극장 관람을 꺼리면서, OTT 플랫폼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에 따르면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지난달과 비교해 최근 시청 시간이 14%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OTT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통계를 내진 않았지만, 최근 시청 시간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감염병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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