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휴원 권고에 노량진 학원들 일제히 잠정 운영 중단
공시생들 “불안하지만 다음 달 시험이 있어 떠나기 어려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노량진 학원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노량진 학원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코로나19에 대한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되는 등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공시생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학원이 밀집돼 있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이 지역을 떠나는 공시생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관측된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휴원 권고가 지난 23일 일선 학원들에게 내려졌다. 이는 강제성이 없는 예방조치 강화를 위한 것으로 교육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영리적인 사업에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권고 수준의 휴원권고”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서울시 교육청까지 서울시 학원가에 휴원 권고를 내렸다. 복수의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량진 공무원 시험 학원 전체가 당분간 임시 휴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량진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휴원 권고가 내려와 노량진 전체가 25일부터 잠정 운영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찰공무원 학원 관계자도 “대부분 학원이 휴원결정을 하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원가는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간 임시 휴강한다. 수업은 온라인 강의로 대신한다. 

노량진 공무원 학원들이 코로나19 예방에 힘을 쓰고 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노량진 공무원 학원들이 코로나19 예방에 힘을 쓰고 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휴원 전까지 노량진 공무원 학원들은 코로나19 예방에도 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관측된다.  학원들은 입구에 책상을 마련해두고, 학원 관계자가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또한 발열 체크를 마치고, 손에 확인 스티커를 붙인 학생들만 학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학원들이 예방 작업과 동시에 휴원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시생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다수의 공시생들이 밀집해 수강하는 학원 수업을 피하고 싶지만, 당장 국가직 9급, 소방공무원 등 시험이 다음 달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가직 9급 시험은 행정직군 4209명, 기술직군 776명 등 총 4985명을 선발하는 대규모 공개채용 시험이다. 다음 달 14일에는 입법고시, 21일에는 서울시 1차 공개채용 등 공무원 시험들이 치러진다. 다만 오는 29일 당초 5급 공채시험,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등이 예정됐지만, 25일 오후 인사혁신처는 시험을 4월 중으로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시험 일정과 관련해) 보건당국과 연계해 상황을 주시하다가 일정을 미루게 됐다”며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코로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국가직 9급은 다음 달 28일에 치러질 예정인만큼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고 이번 5급 공채시험 연기와는 별개라고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방침과 관련해 노량진 거리에서 만난 일부 공시생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시생 A씨는 “이번 달까지는 수업 듣고 다음 달 부터는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한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인 학원가라 가족들의 걱정 전화도 있어 아무래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B씨는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가족들이 걱정하지만 다음 달 시험이 있어 노량진에서 독서실을 다니면서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C씨 또한 “학원으로부터 마스크를 쓰고 오라는 문자를 받아 마스크를 쓰고 수업에 들어간다”며 “학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는다. 그것 외에는 지금 어쩔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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