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노동자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방비 부족 토로···"기존 인력들이 소독 업무까지 맡아”
인천공항공사 “비상 시국 감안해야···추가 인력 투입은 향후 상황 보고 판단”

“인천공항에서 탑승교 운전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온 승객이 탑승동으로 넘어오는 탑승교의 각 게이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국내 유입 환자가 발생한 현재까지도 소독제가 비치되지 않고 있다. 우리들은 비행기 승객들과 1미터 거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걱정이 크다. 원청인 인천공항공사와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서비스에 탑승교의 소독제 비치를 요구했지만 아직도 비치가 되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탑승교 운전업무를 하는 A씨)

“인천공항에서 청소 업무를 하고 있다. 우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전염 가능성 최일선 현장에서 일하는데도 노출에 대한 방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지침에 따라 기존 인력에서 청소 뿐 아니라 소독 작업까지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소독과 청소 둘 다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청소 노동자 뿐 아니라 승객들도 위험할 수 있다. 마스크도 하루에 한 개씩 쓰라고 지급받고 있다. 작업을 하면서 마스크가 금방 더러워지기에 하루에 마스크가 2~3개는 필요하다.” (인천공항에서 청소하는 인천공항공사의 하청 노동자 B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취재기자에게 밝힌 작업 상황이다.

공항 노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1차적으로 노출된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감염 방비가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존 인력에게 소독 업무까지 추가로 시켜 소독 작업에 역부족이라며 감염에 대해 노동자와 승객 모두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도 인천공항에는 비행기를 타고 온 승객이 탑승동으로 넘어오는 탑승교의 각 게이트에는 소독제가 비치되지 않고 있다.

탑승교에는 탑승교 운전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 업무를 하는 A씨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승객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승객들이 다 빠져나갔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승객들 1미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기도 하다”며 “그런데도 인천공항의 탑승교들에는 소독제가 없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탑승교에 소독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29일 인천공항의 비행기를 타고온 승객이 탑승동으로 넘어오는 탑승교에 소독제가 비치돼 있지 않다./ 사진=공익 제보자
29일 인천공항의 비행기를 타고온 승객이 탑승동으로 넘어오는 탑승교에 소독제가 비치돼 있지 않다./ 사진=공익 제보자

이에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탑승교에는 소독제가 없지만 게이트 쪽 화장실과 노동자 사무실 등에는 소독제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공사측 해명에 대해 “실제로 4차 확진자가 타고 온 항공기의 탑승교 운전 업무자 2명이 지금 병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대상으로 지정돼 확진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그만큼 승객들과 가까운 위치에서 감염 노출 정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 곳 뿐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청소와 카트 관리 노동자들도 신종 코로나 감염에 대한 방비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인천공항에서 승객들이 이용하는 카트를 관리하는 최아무개씨는 “우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 최일선 현장에서 일하는데도 방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천공항공사의 지침에 따라 카트 관리 뿐 아니라 카트 소독 작업까지 하는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카트 소독과 관리 둘 다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카트가 모두 1만3000여개인데 165명의 인력으로는 하루에 많아야 3000개도 소독하지 못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상황에서는 승객과 카트 관리 노동자 모두 감염에 위험하다”고 했다.

인천공항에서 청소 업무를 하는 B씨는 “공사에서 추가 인력을 투입해 소독 업무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비하기 위해 청소 노동자의 경우 기존 청소 인력에서 소독 업무 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카트 노동자의 경우는 원래 소독 작업을 하는데 그 횟수를 늘렸다”며 “지금은 비상 시국이기에 공항 내 모든 근로자가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 추가 인력 투입은 향후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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