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0] 박정호 SKT 사장 “기업 간 AI 협업 절실···삼성에 초협력 제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한국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다각적 사업을 아우르는 ICT 복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8일(현지시각) 박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끼리는 이미 협력을 하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이 따로 해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 주요 ICT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설계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번 CES 기간 동안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과 만나 ’AI 초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름을 붙이자면 ’초협력‘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면서 ”삼성과 능력은 합치고 브랜드나 애플리케이션은 각자 각고 싶은 방향으로 자유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양사 간 후속 사업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박 사장은 AI 스피커 '누구'를 삼성전자 냉장고에 넣는 시나리오로 거론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이번 CES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만나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게 박 사장은 종합 ICT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 바꾸기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전통적인 이동통신 사업을 넘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 ICT' 사업을 양대 성장축으로 삼는 ’듀얼 OS’ 경영 체제를 선포한 바 있다.

박 사장은 ”MNO 사업을 포함한 통신 매출이 60%를 차지하는데, 뉴 ICT 사업도 성장시켜 대등한 5:5 비율을 이룰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름 변경도 고민할 시점이다. 텔레콤이란 브랜드도 좋지만 이름을 바꾸는 고려를 해도 되는 시점에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K하이퍼커넥터 등 브랜드명을 예시로 들었다.

박 사장은 ”사명을 바꾸는 고민은 비단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 변화를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은 격변하는 ICT 시장 환경에 있다. 글로벌 대기업의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가운데 SK텔레콤 또한 통신사업에 국한된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ICT복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박 사장은 ”글로벌 회사와 다른 차원의 협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예로 들었다. 그는 ”MS와의 협력은 우리만이 아니라 삼성도 사활을 걸고 있으며, SK텔레콤과 제 3자간 협력 분야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국소적으로 대응하고 우리가 소비자가 돼 버리면 시장 이점을 향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