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싱크캠으로 집도의 수술영상 생중계

“지금 화면에서 보듯이 복강경 수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정지된 그림이 아니라 집도의가 착용한 싱크캠으로 집도의 시점에서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빽빽하게 모여서 뒤통수만 보고 교육하던 방식이 5G를 만나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5G 스마트 혁신병원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최준호 삼성서울병원 외과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5G 수술 지도’ 기술로 암 수술을 하는 장면이 5G를 통해 기자들에게 생중계됐다. 해당 기술은 수술 과정을 교육하기 위해 쓰일 예정이다.

KT는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한 5G 의료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KT와 삼성서울병원이 5G 스마트 혁신병원 구축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5G 스마트 혁신병원 구축을 위해 양사는 ▲5G 디지털 병리 진단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 ▲5G 수술 지도 ▲병실 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케어 돌봄(기버) 구축 ▲수술실 내 자율주행 로봇 등의 과제를 개발해 검증 완료했다.

KT는 삼성서울병원 내 기업 전용 5G 인빌딩을 구축했다. 박인영 KT 기업사업부문 융합ICT컨설팅담당 상무는 “환자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5G를 통해 불필요한 이동시간을 줄이고 병원 어디서든 치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병원은 대용량 자료의 실시간 전송이나 실시간 수술 현장 영상 교육 등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기존 유선망으로는 무리가 있었고, 새롭게 유선망을 까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기업 전용 5G를 통해 유선망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5G 스마트 혁신병원 공동 기자설명회’가 열렸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5G 스마트 혁신병원 공동 기자설명회’가 열렸다. / 사진=변소인 기자

5G 디지털 병리 분석은 세계 최초로 5G를 활용해 실제 의료 업무를 혁신한 사례다. 기존 병리 진단은 수술 중 떼어낸 조직을 병리과 교수가 분석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수술실 옆 담당 병리 교수가 분석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담당 교수들이 도보로 20분 거리를 이동해야 했으며 공간적 한계로 인해 다양한 병리과 교수진이 함께 분석하기 어려웠다.

5G 디지털 병리 진단을 이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리과 교수진이 분석해 신속하고 정확한 병리 분석을 할 수 있다. 수술 중 발생하는 병리 정보는 환자 상태 파악을 위해 빠르고 정확한 분석이 중요한데 초고속과 초저지연 특성을 가진 5G 네트워크를 통해 병원 내 병리과 사무실에서도 장당 4GB 수준의 고용량 병리 데이터 조회가 가능해졌다.

장기택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교수는 “병원에서는 이동할 때 CD 한 장에 모든 정보를 담아서 움직이게 돼있다. 하지만 이 슬라이드 자료는 최고 해상도로 스캔하면 장당 4GB가 넘어가기 때문에 CD안에 다 담기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는 의료진이 CT나 MRI등의 양성자 치료정보를 조회하기 위해 기존에는 파일을 다운받아 교수 사무실과 양성자 센터 간 1km 거리를 이동해야 했는데 5G를 통해 병원 내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환자를 더 빠르게 치료할 수 있게 된 서비스다.

수술실 5G 자율주행 운반 로봇은 수술 업무 효율화를 위해 개발됐다. 수술 시에는 감염물이나 의료폐기물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5G 자율주행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고 비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한 의료 지원서비스다. 특히 감염된 물품을 사람이 옮기면서 벌어질 수 있는 2, 3차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병실에 구축한 AI 기반 환자 지원 시스템 ‘스마트 케어 기버’는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 엔진을 기반으로 입원 환자가 음성만으로 병실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얼굴을 인식해 출입을 통제하거나 VR로 환자 휴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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