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철회 기업, 지난해 글로벌 경기 악화 영향에 전년 比 29%↑
코스피, 미-이란 충돌에 보합권 유지 중 
“물리적 충돌 장기화하면 경기 위축으로 IPO 시장 영향 받을 수 있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의 장례식 모습. 그는 최근 미군의 드론 공격에 의해 살됐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의 장례식 모습. 그는 최근 미군의 드론 공격에 의해 살해됐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사이에 군사적 충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 IPO 시장에도 악영향이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IPO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악재가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으며 적지 않은 기업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바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연초부터 국내외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란의 핵개발과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발언 등이 터져나오던 지난 6일 전 거래일보다 각각 0.98%, 2.18% 내린 바 있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먼저 증권업계는 이번 중동 리스크가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를 당분간 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따라 보합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빠른 회복을 위해 나서기보다는 사태의 진행에 따른 관망세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시 악화 탓에 상장 철회 기업 18곳

문제는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쟁과 같은 강한 충돌이 발생할 경우다. 양국이 전쟁으로 치닫게 되면 유가 급등과 함께 원화 약세 등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축소가 커지며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올해부터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회복세가 기대됐던 증시와 IPO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증시의 영향으로 상장을 하지 못하고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기업이 전년보다 늘어난 바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총 18곳이었다. 2018년(14곳)과 비교해 29% 증가했다. 지난해 IPO 시장에 신규로 상장한 기업 수도 75개로 전년(79개)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신규 상장사가 증가하며 공모 규모도 전년 상반기보다 40%나 늘어났다. 하지만 7월부터는 일본 수출규제와 홍콩 시위 격화, 미·중 무역분쟁 등이 발생하며 증시 불안정성과 공모 시장 부진 우려로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미-이란 충돌에 경기 위축 커질 경우 IPO 시장 영향 가능성

증권업계는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강도에 따라 양국 간 마찰의 장기화 여부가 드러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도 당분간 불확실성에 따른 보합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란의 물리적 도발이 일어날 경우 국내외 증시 하락 가능성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분간 증시 회복보다는 보합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적 해결이 없이 간헐적 충돌이 이어지면 주식시장의 민감도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잃을 경우 IPO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기업들이 올해 시장을 보고 상장에 재도전할 예정이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큰 기업들의 상장 연기로 IPO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글로벌 악재로 시장 상황이 나빠질 경우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연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글로벌 경기 위축이 발생하고 이에 IPO 시장도 얼어붙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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