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증권사 IB 부문 경쟁력 약화 이어져
자기자본 늘려 수익 강화 전략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소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갈수록 대형 증권사의 수익이 극대화되면서 중소 증권사의 입지가 작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 증권사들이 대형 증권사와의 수익 양극화 확대를 돌파하는 방법으로 증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그룹사로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총 2175억원 규모의 첫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 1분기 내에 자기자본 1조원대로 도약하게 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86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이나 채권 발행, 금융주선 등 여러 투자금융(IB) 사업의 기준이 된다. 이런 이유로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자기자본 확충을 기반으로 부동산PF, 금융주선 등 IB 사업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유상증자 단행

올해 들어 다수 중소 증권사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확대에 나섰다. 자본 확충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이뤄내야 한다는 일종의 자구책이다. 

하이투자증권에 앞서 지난 10월에는 현대차증권이 1035억9997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3분기 말 현대차증권의 총 자본은 880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내년 상반기에 자기자본 1조원 증권사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자본 확충으로 신용등급 상향과 영업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소 증권사의 자본 규모 및 유상증자 규모 현황. / 사진=시사저널e

지난 7월 한화투자증권은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에 올해 3분기에 자기자본 1조원 넘어서며 중형 증권사로 올라섰다.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유상증자로 확충한 자본 일부를 IB와 자산관리(WM) 등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도 5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778억원 규모의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에서 해소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4월 사업보고서 상 소액주주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20%에 미달돼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중소 증권사 IB 부문 경쟁력 갈수록 약화 돼

중소 증권사들이 자본 확대를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IB 부문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업계 수익 성장의 핵심이 되면서 중소 증권사도 이 시장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 증권사의 IB 부문 수익 창출 능력은 대형 증권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IB 부문의 순영업이익은 7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증권의 IB 부문의 영업이익은 35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하며 IB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하이투자증권의 IB 부문 수수료 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178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증권사는 대형 증권사와 비교하면 IB 부문 수익 규모나 증가율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의 IB부문 수수료수익은 218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54.8%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IB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한 2497억원으로 업계 선두를 지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대형 증권사의 IB 부문 수익이 커지고 중소 증권사는 겨우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며 “규모가 작은 증권사일수록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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