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애플 보급형 모델 ·하반기 5G 아이폰 출시
ToF 카메라까지 공급선 확대 전망
광학솔루션 매출 비중 늘지만 신성장동력 제한적·사업 편중은 리스크

LG이노텍이 지난 5월 런칭한 3D 센싱 모듈 브랜드 '이노센싱'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지난 5월 런칭한 3D 센싱 모듈 브랜드 '이노센싱' /사진=LG이노텍

올해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몸집을 크게 키운 LG이노텍이 내년에도 이 분야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LG이노텍 실적에서 카메라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주요 고객사 및 사업 시황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성장동력인 전장부품 사업은 좀처럼 본 궤도에 오르지 못 하면고 있고 이외 적자 사업은 구조조정을 거치는 중으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졌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전망치(3560억원) 대비 30% 증가한 4606억원으로 추정된다. LG이노텍이 올해 영업이익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이 신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전사 실적을 주도할 것"이라며 "고객사 신제품 출시는 물론 주요 기판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요인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의 성장 전망 배경에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카메라 혁신'이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최대 카메라모듈 공급사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폰아레나 등 일부 외신은 애플이 내년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12 시리즈에 비행시간 거리측정(ToF) 카메라를 추가한 쿼드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 상위 모델은 트리플 카메라를 채용했다. ToF는 피사체에 빛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하는 3D 센서다. 

LG이노텍은 내년 애플에 ToF 센서 모듈을 공급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앞서 LG전자의 G8 씽큐에 ToF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 5월 ‘이노센싱’이라는 3D 센싱 모듈 브랜드를 출범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oF 공급을 통해 물량 규모는 물론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은 아이폰이 5G 수혜를 입게 될 첫번째 해이기도 하다. 아이폰12는 5G 모델로 출시된다. 아이폰 5G 첫 제품이란 점에서 아이폰 충성 이용자 LTE 교체수요를 자극하기엔 충분하다는 평가다. 내년 1분기 중 보급형 아이폰SE 모델 후속 모델이 출시되는 점도 LG이노텍에 호재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 의존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적자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중이다. 중국 저가 공세에 밀린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을 포함한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을 오는 31일부로 영업정지한다. 지난해 340억원의 적자를 남긴 LED 사업 비중도 줄여가는 추세다

카메라모듈을 포함한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지난해 전사 매출의 64%, 영업이익의 83%를 견인했다. 올해는 매출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64%, 영업이익 비중은 85%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광학솔루션 사업부 비중은 더욱 커져 매출 60%대 후반, 영업이익 비중 8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LG이노텍에게 카메라모듈은 특정 완제품 업체 의존도가 큰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XS 등 신형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LG이노텍은 올 1분기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2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액(21억원) 대비 10배 넘는 규모로 적자 폭을 키웠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광학솔루션 부문의 영업손실만 240억원으로 1년 전(118억원 손실) 대비 103%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당분간 카메라모듈 사업이 호조세를 보여도 신성장 동력이 제한적인 점은 장기적 사업 전망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장사업은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서면서 좀처럼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 매출은  9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지만, 1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올 3분기 전장사업부의 누적 영업손실은 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75억원) 대비 3배 규모로 불어났다. 완성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공급 물량이 급감한 탓이다. 올 들어선 오히려 광학솔루션 사업에 대한 전사적 수익성 의존을 더 키우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LG그룹의 전장부품 사업을 주도하면서 사업 규모도 축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실적 기여도는 올해 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애플이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당분간 사업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객사 및 사업 다각화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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