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분기 스마트폰 판매 위축···2분기로 수요 밀릴 전망

삼성전자 갤럭시S20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사업의 대목을 앞두고 코로나19 변수를 맞았다. 시장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전방 스마트폰의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을 예상하면서 이들 업체의 실적 전망치를 내려 잡는 추세다. 양사 모두 카메라모듈 사업 대목을 두고 아쉬움이 커지게 됐다.

6일 폰아레나 등 일부 외신은 애플이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신규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의 보급형 아이폰SE2의 최종 검증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폰아레나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코로나19 여파로 핵심 부품 공급 제한으로 인해 출시가 연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초 애플이 이달 말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내달 본격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해당 모델은 4.7인치 LCD 디스플레이에 1200만 화소의 싱글카메라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LG이노텍이 아이폰SE2의 카메라모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에겐 호재다. 매년 1분기는 이 회사의 카메라모듈 사업 비수기다.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가 상반기 대신 하반기에 몰리면서다. 애플 신제품 출시가 없던 지난해 1분기엔 276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애플이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두 번 아이폰을 출시한 것은 보급형 아이폰SE가 출시된 지난 2016년 3월이 유일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애플의 신제품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LG이노텍의 실적 기대치를 낮추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애플이 중국 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급감을 공식화한 점과도 무관치 않다. 시장에선 올 1분기 애플의 아이폰 출하 규모를 35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한다.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다. 

증권업계는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내려 잡는 추세다. 지난달 말 DB금융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LG이노텍의 1분기 매출을 당초 추정치보다 16% 내려 잡은 1조5138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역시 LG이노텍의 1분기 매출이 기존 추정치보다 10%포인트 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LG이노텍의 1분기 매출액이 1조6000억원 규모로 시장 컨센서스를 11%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단순 스마트폰이 아닌 부품사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지만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대 카메라모듈 업체의 한 축인 삼성전기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에 변수가 생겼다. LG이노텍과 달리 삼성전기에게 매년 1분기는 카메라모듈 사업 성수기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중 물량이 가장 많은 갤럭시S 시리즈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시기다. LG이노텍의 실적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다면 삼성전기는 반대로 ‘상고하저’의 매출 흐름을 보인다.

특히 이번 갤럭시S20 시리즈의 경우 카메라 채용 개수와 고화소 제품 채용이 대폭 늘어나면서 시장 기대가 커졌다. 갤럭시S20 시리즈는 전작인 갤럭시S10시리즈 대비 쿼드카메라 모델이 1종에서 2종에서 늘어나고 6400만 망원 카메라 등 고화소 채용이 늘어났다. 

그러나 시장에선 갤럭시S20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당초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일부 시장조사업체는 신제품의 첫 해 판매량이 4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시장 안팎에선 전작과 비등한 3500만대 수준의 판매를 전망하는 시각이 늘어났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코로나19 여파로 당초 예상보다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 역시 연간 출하량이 6~7%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0의 첫 해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10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등 변수가 겹친 상태라 올해 4000만대 달성은 어렵고 3000만대 후반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와 거래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은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기의 모듈솔루션사업부에서 중국향 고객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0%에 달했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에도 샤오미 등 일부 중국 업체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된 상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사업은 삼성전자에 공급 물량이 많은 매년 1분기 실적이 좋았는데 이번엔 수요나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오는 2분기 실적을 더 기대해야 할 수 있다”면서도 “연간으로 보면 카메라모듈 공급량도 늘어나고 고화소를 채용하면서 매출은 늘어날 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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