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3분기 실적, 전분기 대비 9% 떨어질 전망
9월 주식 거래대금도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던 증권사들이 3분기에는 암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이후 나타난 대내외 악재들로 인해 주식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감소하고, 각종 파생상품 사고들이 터지면서 상품 판매 실적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의 주가도 실적 악화 우려 탓에 연일 하락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금융지주·키움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 6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7562억원으로 2분기 실적보다 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금융권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사태 등에 따른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가 꼽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17조9725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35.3% 줄어든 수치다. 특히 9월 발행액(1조3695억원)은 6월(3조1465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발행 형태별로는 전체 발행금액의 82.7%를 차지하는 공모발행이 14조8579억원으로 2분기보다 34.4% 감소했다. 이는 최근 금융권에 불어닥친 DLS·DLF 원금 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당국도 파생결합상품을 고위험 상품이나 도박의 일종으로 판단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DLF에 대해 “갬블(도박) 같은 것”이라며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 등이 얼마 밑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손실, 올라가면 수익을 얻는 것인데 국가 경제에 도움될 게 없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서도 운용사 측의 책임을 강조하며 “운용과 관련해서는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손실이 발생한 투자상품이라고 해서 모두 도박이라고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금감원 말대로 지금까지 증권업계가 도박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면 금감원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 파생상품시장만 더 위축시키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도 증권사 실적 악화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거래대금은 8조48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꾸준하게 9조원을 넘었지만 6월부터 지난달까지는 글로벌 악재 등의 영향으로 8조원대에 머물렀다. 

증권사의 3분기 실적 악화 우려로 각 증권사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2일 1만49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22일 1만2450원을 기록하며 16.44% 떨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7월1일 8080원을 기록하며 22일(7240원)까지 10.39% 내렸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도 내림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파생결합상품 전체에 대해 회피 경향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 증권사의 조달비용 증가와 레버리지 비율 정체가 예상된다”며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채권평가익은 감소하고 해외 부동산 투자의 매력은 하락한다. 앞으로는 이 부문에서의 호실적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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