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결국 고음질이 대세될 것”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인사라운지’에서 10일 열린 ‘지니뮤직 24비트 플락 음원 청음 행사’에서 홍세희 지니뮤직 플랫폼사업본부장이 발표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KT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인사라운지’에서 10일 열린 ‘지니뮤직 24비트 플락 음원 청음 행사’에서 홍세희 지니뮤직 플랫폼사업본부장이 발표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KT

많은 데이터 사용이 익숙해지는 5세대(5G) 네트워크 시대를 맞아 초고음질 음원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다. 일반 사용자들은 아직 고품질 음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초고음질에 노출되는 경험이 늘어나면서 점차 초고음질 스트리밍 추세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지난 10일 FLAC(플락) 스트리밍 서비스 청음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KT는 JBL L100 클래식 오디오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8곡 들려줬다. 플락을 통해 각 음원마다 특색 있는 질감, 풍부한 선율을 표현해 냈다.

이날 홍세희 지니뮤직 플랫폼사업본부장은 “기술 발달과 함께 디지털 음원 시장이 초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입했다”며 “통신기술과 고객 환경, 콘텐츠에 대한 인식, 수요와 보급 등이 박자가 맞아떨어져 현시점이 초고음질 시대의 시작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지난 4월 5G 상용화와 함께 자회사인 음악 플랫폼 지니뮤직에서 FLAC 24비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플락 음원은 크게 16비트와 24비트 두 종류로 나뉘는데 지니뮤직에서는 2014년부터 세계 최초로 고음질 플락 16비트 음원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해 제공했고 올해는 그보다 더 고음질인 플락 24비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락은 원음에 가까운 고음질로, 일반 MP3과 달리 파일을 최소한으로 압축해 데이터 손실을 없앤 음원이다. 플락 음원은 비가청주파수 영역까지 손실 없이 오롯이 압축해 풍부하고 세밀한 음향으로 청자가 마치 스튜디오 현장에서 감상하는 듯한 온전한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플락 24비트의 경우 샘플링 주파수가 192K로 MP3파일에 비해 소리의 표현이 4배 이상 정교하며, 파일 용량은 무려 28.8배 크다. 국내에서 플락 24비트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사는 국내에서 지니뮤직이 유일하다. 1위 음원 플랫폼인 멜론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플락 16비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락 24비트 음원은 다운로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고, 벅스 역시 다운로드 방식으로만 제공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 플로는 ‘플로 앤 데이터’ 고객을 위한 고음질 음원 감상 공간 ‘플로 앤 데이터 힐링 라운지’를 지난 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홈 화면에서 손쉽게 플락 16비트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스페셜 테마 플레이리스트 형태로 추천곡들이 제공된다. 현재 9개의 테마리스트가 공개돼 있는데 매주 1개의 플락 음원 테마리스트가 추가로 공개되고 있다.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24비트 이상의 초고음질 음원은 현재의 스마트폰 기술로는 최고의 음질을 이끌어내기에 어려움이 있고 아스텔앤컨과 같은 하이엔드 뮤직 플레이어 같은 전용 디바이스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플락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기존의 MP3 음질이 좋아지면서 그 정도 수준도 충분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플락 음원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음원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전용 디바이스가 있어야 플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데 일반인들이 보통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이어폰으로는 이 차이점을 느끼기가 어렵다”며 “통신환경만 마련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당장 음원 플랫폼들이 플락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점점 기술이 발전하면서 MP3에서 더 좋은 고음질 음원으로 가는 흐름이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이 과거의 아날로그 시절 음원의 섬세함 등을 따라 잡았다”며 “플락 음원은 MP3 음원과 질감자체가 다르다. 앞으로 더욱 더 좋은 음질을 찾아 가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문규 오디오비주얼 평론가는 “5G 시대에서 플락 24비트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이어폰, 헤드폰 세대의 구매력이 증가하고 고급화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됐다”며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듣고자 하는 욕구도 올라갔다. 이런 경험을 하면 다시 내려가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황 평론가는 플락으로 일주일이나 한달정도 감상하다가 음질을 낮추게 되면 바로 변화를 알아차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맛집을 계속 다니다보면 여러 가지 맛을 더 알게 되듯이 음악도 계속 좋은 음악을 듣다 보면 차이를 민감하게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가들의 치열한 결과물을 좋은 음질로 듣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본질에 다가서기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밝혔다.

지니뮤직은 3사 주요 음반사와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24만곡의 콘텐츠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 레이블도 추가적인 계약을 통해 음원을 수급할 예정이다.

KT는 이동통신이 음악 소비패턴에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2G 환경에서 이용자들은 PC에서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해 음악을 감상했고, 3G 환경에서는 PC를 통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한 MP3 파일을 휴대 디바이스에 저장해 감상하는 방식이 혼용됐다.

LTE 가입자가 3600만명을 넘어선 2014년부터는 모바일 스트리밍 방식의 음악 소비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중 스트리밍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져 지난해 말 기준 10명 중 9명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여기서 5G가 상용화됨에 따라 초고음질 음원을 순식간에 다운로드하고, MP3보다 수십 배 큰 용량의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게 됐다고 KT는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5G의 강점을 이용해 초고음질 실감형 음악 서비스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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