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 활동도 시작···하반기에 다시 내달린다

김정주 NXC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김정주 NXC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올 하반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넥슨 매각 이슈,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등록 등으로 인해 게임시장 자체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앞으로 3편에 걸쳐 게임 빅3의 하반기 주요 전략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넥슨은 최근 공식적으로 매각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게임업계의 최대 이슈였던 넥슨 매각이 이제는 마무리된 모양새다. 넥슨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게임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신작 게임 중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게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매각을 철회한 상황에서 넥슨의 다음 목표는 신작 게임 흥행을 통한 하반기 반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인기 클래식 지적재산권(IP)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넥슨이 클래식 IP를 통해 하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각 철회한 넥슨, 하반기 실적은?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최근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를 통해 넷마블과 카카오, MBK파트너스 등 넥슨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자들에게 서면으로 매각 철회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매각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셈이다.

김정주 대표는 최근까지도 인수 희망 업체들과 협상을 계속했으나 결국 매각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소 10조원으로 추정되는 거액의 몸값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넥슨이 최근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는 점이다. 넥슨은 지난 1일 엠바크 스튜디오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엠바크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기반을 둔 게임 개발사다. 쌍방향 게임 콘텐츠 등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게임 개발을 위해 설립됐다. 넥슨은 지난 2018년 11월 엠바크에 대한 전략 투자에 이어 이번 투자로 32.8%의 추가 지분을 취득해, 전체 66.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를 통해 엠바크는 넥슨 자회사로 편입됐다. 엠바크는 현재 글로벌 IP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온라인 세계를 대표할 만한 첫 멀티플레이 게임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넥슨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시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강력한 IP를 보유한 게임사들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해 왔다. 매각 철회 이슈와 더불어 투자에 나선 것도 내부적으로 변화된 넥슨의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래식 IP 선보이는 넥슨, 반등할 수 있을까

넥슨은 최근 ‘넥슨 스페셜 데이(NEXON SPECIAL DAY)’ 행사를 개최하고 올여름부터 선보일 온라인 및 모바일 신작 7종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행사에서 넥슨은 국내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와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대표 명작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신규 모바일게임 세부 콘텐츠를 공개했다.

원작의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 ‘테일즈위버M’은 BGM(배경음악)과 고해상도 2D 그래픽을 토대로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다이나믹한 전투 방식을 구현했다. ‘에피소드 1’에 등장하는 8개의 캐릭터와 그에 따른 스킬·무기 등과 함께 ‘스토리 던전’ ‘룬시스템’ 등 테일즈위버M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새롭게 추가했다.

또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모바일로 경험할 수 있는 ‘바람의나라: 연’은 게임의 맵과 NPC(Non-Player Character), 몬스터까지 원작 경험을 구현하면서도 모바일만의 콘텐츠를 새롭게 접목했다. '바람의나라: 연'은 오는 8월 21일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원작 메이플스토리의 영웅과 인기 NPC, 몬스터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는 실시간 전투와 수집 요소를 통한 성장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올여름 방학 시즌 첫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앞두고 있다.

넥슨이 인기 클래식 IP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넥슨은 지난해 매출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올리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매출의 대부분이 기존 게임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던전앤파이터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넥슨 자회사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1조3056억원, 영업이익 1조2157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던전앤파이터가 넥슨 전체를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넥슨은 상반기에도 ‘스피릿위시’ ‘고질라 디펜스 포스’ ‘런닝맨 히어로즈’ ‘린: 더 라이트브링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트라하’ 등 다수의 모바일 신작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트라하 정도만 ‘중박’을 기록했을 뿐 다른 신작들은 초반 반짝 흥행에 그치고 말았다. 10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10위권 안에 넥슨 게임은 전무한 상태다. 이는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1위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렇듯 상반기 여러 신작 IP를 선보였지만 넥슨은 결국 모바일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넥슨은 이러한 상황에서 인기 클래식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하반기 반등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반기에 출시되는 모바일게임들의 흥행 여부에 따라 넥슨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매각 이슈와 관련해서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몸값이 발목을 잡았던 만큼, 신작 흥행을 통해 넥슨의 브랜드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경우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하고 있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기존 게임들에서 나오고 있다”며 “넥슨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어떻게든 올해 안에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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