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논문, 한쪽으로 편향돼”

이미지=셔터스톡
이미지=셔터스톡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 게임 개발자들이 질병코드 국내 도입 반대 의사를 적극 밝히고 나섰다. 게임중독을 진단하는 중단진단척도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게임중독 관련 연구 논문 역시 한쪽으로 편향돼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와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등 5개 단체는 10일 보건복지부와 의학계의 게임 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게임 중독 논문들이 사용하는 중독 진단 척도가 20년 전 개발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를 사용하고 있고, 사회과학 연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게임 개발자 및 종사자로서 게임 질병코드의 섣부른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3년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개발된 게임 중독진단척도기준(IGUESS)에 대해서 “1998년에 개발된 인터넷중독 진단척도 문항을 그대로 번안한 수준”이라며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자가 문진을 해도 잠재적 위험군 혹은 고위험군으로 나온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결과는 이 도구를 개발한 중독정신 의학계 학자들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와 잘못된 선입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고 지적했다.

아울러 게임 개발자들은 한국의 게임 중독 관련 연구 논문이 한쪽으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게임 과몰입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국내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89% 이상이 게임은 행위 중독의 요인이라는 논조의 프레임에서 시작된 의도적 논문”이라며 “전세계적으로 같은 시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권에서는 52%가 게임 중독 혹은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논문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게임은 건전한 놀이이자 영화나 TV, 인터넷, 쇼핑 같은 취미 중 하나”라며 “개인의 건전한 놀이나 취미 활동이 과하다고 질병으로 취급하면 제2, 제3의 게임 질병코드가 개인의 취미 생활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전체 국민 중 67%가 이용하는 게임은 사회 공익적인 측면이 있다”며 “게임업계가 스스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게임 내 소비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종사자들도 게임 제작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