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라는 표현도 아직은 무색···한화 장남 김동관의 ‘태양광’도 여전히 갈 길 멀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김태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김태길

산업구조 변화와 세대교체 시점이 겹치면서 재벌가 2세들은 모두 미래먹거리를 확정하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바이오사업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친환경차가 대표적인데, 공통점은 여전히 언제쯤 그룹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잡을지 점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1분기 영업손실 2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감소와 3공장 가동비용 증가 등이 이유였다. 검찰 수사 등 여러 리스크들을 감안하더라도 미래먹거리로 삼았던 사업이 적자 전환한 것은 삼성에게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한 삼성 인사는 “실적을 내기 힘든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지만, 적자전환은 의외”라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삼아 육성하겠다며 수 조원을 투자했지만 아직은 발판 다지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는 친환경차 기술에 그야말로 미래를 걸었다. 현대차 측은 “오는 2025년까지 총 38차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독자기술로 개발해 시장에 유연한 대응을 통해 친환경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수소차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과 함께 수료연료전지 발전 시설 구축에도 나섰다. 대표적 모델은 ‘넥쏘’인데 역시 당장은 돈이 되는 분야는 아니다. 휘발유, 경유 차량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사실상 아직은 정부보조금 없이는 시장에 홀로서기 자체도 불가능하다.

결국 수소차 모델이 현대차를 먹여 살릴 날이 오려면 적어도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시장에서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는 수소의 이동 및 저장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고 천문학적인 인프라 구축비용이 들어가는 등 비즈니스 모델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수소차가 돈이 되기까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처지가 크게 다르진 않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다. 미래에너지 기술인 태양광 비즈니스를 통해 입지를 다져 후계구도를 그려나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김 전무는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각국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태양광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등 해당 사업에 사활을 걸고 본인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허나 역시 태양광사업도 말 그대로 미래먹거리일 뿐, 당장의 먹거리가 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영역이다. 독일 등 주요 태양광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탄탄한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먹거리라고하기엔 부족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은 발전효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난제를 해결해야 급성장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재벌가의 미래먹거리 발굴 및 개발은 언제까지나 현재의 실적보단 10년 후 승부를 위한 ‘몸 다지기’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인사는 “재벌2세나 3세의 경우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사업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전통사업에서 벗어나 미래먹거리를 준비하는 측면도 있다”며 “본인들의 경영능력도 중요하지만 시장상황 변수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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