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기령 20년 넘은 항공기 83대 중 19대, 25년 초과도 6대···국내 8개 국적항공사 중 가장 많아
“항공기 교체로 이어질 경우 아시아나항공 재무부담 심화로 이어질 수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게양된 바람에 휘날리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깃발.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게양된 바람에 휘날리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깃발. / 사진=연합뉴스

최근 잇따른 항공기 결함으로 정부가 노후 항공기의 비행 제한 계획을 밝힌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4대 중 1대는 기령 20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 부실로 회사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으로선 안정성 우려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난 셈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전체 항공기 83대 중 20대는 기령 20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8개 국적항공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기령이 25년을 초과하는 항공기도 6대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국토부는 전날 국적항공사의 잦은 고장과 회항으로 안전 우려가 높아지자 국적 항공기 400대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자카르타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됐고, 18일에는 다낭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에어서울 항공기도 마찬가지로 결함으로 정시에 출발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엔진, 조종, 착륙장치 등 항공기별로 고장빈도가 높은 취약계통을 중점적으로 점검해 안정성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특히, 국토부는 노후 항공기 관리 계획을 내놨다. 기령 20년을 초과하는 경년기는 장거리나 심야 시간대 운행을 제한하는 식이다. 장거리나 야간 운행에는 대체기 투입이 어렵고, 커퓨타임(야간 항공기 운행을 통제하는 시간)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령이 20년을 초과하는 항공기들은 장거리와 심야시간 운행 제한을 유도할 것”이라며 “다만 경년기라고 해서 무조건 운행을 제한하진 않는다”고 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다음으로 노후항공기를 많이 보유한 항공사는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중 18대가 기령 20년을 초과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보유한 전체 항공기 수는 167대로 노후 항공기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는 이스타항공이 22대 중 기령 20년 초과 항공기 3대를 보유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티웨이항공이 24대 중 1대의 노령 항공기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20년 초과 항공기가 한 대도 없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거리나 심야에 경년기 운항이 제한된다면 항공사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항공기를 새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도 “기령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운행을 제한하는 국토부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오히려 각 항공사들의 항공기 빅데이터를 취합해 근본적인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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