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자 부담 덜고 참여기업 수 늘리는 분리매각이 흥행엔 장점 많아
다만 채권단이 통매각 원하는 데다, 정비인력 등 공유하는 자회사 LCC의 구조적 문제 있어 쉽지 않을듯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간이 지나며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과 관련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계열사들과 따로 분리매각 하는 방식이 통매각보다 흥행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통매각 방식 대비해 극복해야할 사안들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더욱 뜨겁게 할 방식으론 분리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기업 관계자는 “파는 곳 뿐 아니라 인수에 나서는 곳도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계열사와 따로 가야 더 잘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하는 입장에서 덜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에서도 역시 분리매각을 할 경우 아시아나 항공을 사려는 기업들과 계열사를 인수하려는 곳들로 나뉘어 인수전이 보다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치 운동경기가 체급별로 펼쳐지는 것처럼 많은 참여자들이 나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허나 현실적으론 분리매각보단 통매각 쪽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이유는 크게 2가지인데 우선 채권단이 분리매각보다 통매각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채권단 입장에선 복잡한 분리매각보다 통매각 방식을 선호한다. 이미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통매각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두 계열사는 인력, 항공기 문제 등이 아시아나항공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스스로 따로 떼어 내면 자립하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에어부산 등 계열사들이 정비인력 등을 아시아나항공과 공유해서 운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과 따로 매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그래서 업계 일각에선 아예 통으로 샀다가 나중에 계열사들을 따로 파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상황을 보면 에어부산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에어서울보단 나아 보인다. 다만 에어부산도 김해공항을 기반으로 한 한계 때문에 노선확장 등에 한계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분을 각각 44%, 100%씩 갖고 있다.

이처럼 흥행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분리매각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분리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다. 인수참여가 저조하거나 인수자로 나선 곳들이 강력하게 요구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실제로 채권단 역시 분리매각은 무조건 안 된다고 못을 박진 않고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전해진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매각을 원하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인수자들의 입장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어떤 방식으로 매각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항공사를 주인이 없는 상황이 길어지도록 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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