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차익 기대감에 우르르···공공택지 분양가 통제 부작용 우려도
  • 노경은 기자(nic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3.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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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싼 값 아파트 당첨 위해 아껴둔 청약통장 사용 몰릴 듯
실수요자인 듯 아닌 듯, 청약요건 맞게 준비하는 게 트렌드 돼버려
올 1월 위례신도시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위례포레자이 견본주택 / 사진=연합뉴스
올 1월 위례신도시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위례포레자이 견본주택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수도권 집값이 단숨에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공공택지 청약에 대한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근 시세의 60% 안팎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데다 올해 들어서는 공공택지 청약물량이 대폭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당첨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도 적잖이 유입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공공택지 공급 취지대로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말하지만 투자자가 청약요건을 준비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돼버려 이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만 2만7772가구의 공공택지 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1337가구)에 견주어보면 약 2.4배 늘어난 수준으로 상반기 주택시장 전반 흐름을 공공택지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시장에서 눈여겨보는 사업장은 오는 29일 현대엔지니어링이 견본주택을 여는 힐스테이트 북위례다. 경기도 하남시 관할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이곳은 분양가 원가가 12개에서 62개로 처음으로 확대 공시되는 단지다.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할 것은 물론이고 공공택지 주택 치고도 분양가가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1월 인근 공공택지서 분양한 위례 포레자이가 평균 1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업계는 힐스테이트 북위례에 이보다 더 많은 청약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총 1078세대인데 모두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대형평형 위주의 구성이기 때문에 전체 공급물량의 50%는 가점제, 50%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려낸다. 당첨제는 부양가족 수와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데 최소 65점 이상은 돼야 당첨될 것으로 보인다. 추첨제로 풀리는 제도는 이른바 복불복이다.

업계에서도 해당 사업장에는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해당 사업장은 워낙 저렴하게 공급될 게 예상되는 만큼 투자수요가 대거 운집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실수요라 하더라도 수지타산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청약하는 이들이 많을 걸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가려낼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추첨제를 통한 당첨 비율도 분양물량의 절반이나 되기 때문에 공공택지의 주택이 반드시 필요한 실수요자가 혜택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뿐 아니라 근본적인 공공택지 할인분양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가점제라 하더라도 최근에는 마음에 드는 공공택지 분양을 위해 청약요건에 맞게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가점이 높은 사람을 실수요자로 단정 짓기도 모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수요와 투자수요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현실적으로 이들을 가려내는 게 쉽지 않다는 입장인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공택지 도입 취지는 이상적이지만 투자수요를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한계”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공공택지 공급주택이 저렴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나.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분양받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당첨되기 위해 일부러 수년 간 집을 사지 않고 청약통장에 불입하며 공급주택 지역으로 전입을 하는 등 방식으로 요건을 갖추며 악용하다보니, 이제는 실수요자인지 투자자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노경은 기자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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