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日의 ‘위안부 도발’ ]① 1374번째 수요집회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끝없는 日의 ‘위안부 도발’ ]① 1374번째 수요집회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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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위안부 사죄’ 문희상 발언 논란 후 첫 수요집회 현장···
“日 정부, 전쟁범죄 법적 책임·배상할 때까지 시위 이어진다”

 

 

한일 간 위안부 문제가 재점화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이 위안부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발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 등이 공식 사죄를 요구했다. 2015년 말 한일 위안부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문 의장에게 사과가 아닌 사죄를 공식 요구했다. 한일 간 갈등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 11월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으로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후 한국과 일본은 초계기 사건으로 군사적 갈등도 보였다. 한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와 과거사 청산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시사저널e는 재점화된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위안부 문제의 현 상황, 한일 간 인식 차이, 정부에 요구되는 역할,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위안부 문제 근본 해법 등을 취재한다. [편집자주]

다시 수요일이다. 영하의 날씨에 바람도 불었다. 사람들 코와 볼이 빨개지고 입에서는 김이 나왔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울시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쌌다. 28년째 이어진 1374번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다.

13일 영하의 날씨에도 남녀노소, 외국인, 초등학생, 청소년, 시민단체, 대학생, 일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정오가 되자 사람들이 외쳤다.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한 번도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가 없었고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책임에 따른 법적 배상도 없었다. 그렇기에 2015년 이후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이어지는 것이다. ‘일왕과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는 문희상 의장 발언에 사죄를 요구하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 발언은 파렴치한 행동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해야 한다. 또 일본군 성노예문제에 대해 역사왜곡을 멈추고 일본 국민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전쟁과 성노예제 문제 등 전쟁범죄가 재발하지 않는다.”

특히 이날 수요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희상 의장 발언에 사죄하라는 일본 요구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1142일째 지키고 있는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소녀상농성대학생공동행동)의 민지연씨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한일 정부 간 일방적 합의였다. 피해자 요구와 의견이 수용되지 않았다”며 “문 의장 발언에 대해 위안부 문제가 앞서 합의들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고노 외무상과 아베 총리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오성희 정의기억연대 인권연대처장은 “일본 정부 관료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일본군이 2차대전 기간 성 노예제를 운영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일본군과 관헌이 강제 연행했다는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위안부 피해자 생존 할머니들은 이러한 부분에서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인정과 사과,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강 아무개씨도 “일본군의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진정한 해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수요시위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일본인 청년도 발언했다. 3.1운동 스터디 투어 참가자인 한 일본인 청년은 “지금 일본에서는 역사 왜곡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강제징용 판결, 레이더 조준 문제 등으로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비판도 강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금이야말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해 알기 위해 한국에 왔다. 이번 투어에서 일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배우고 일본에 돌아가 전달하겠다”며 “앞으로 한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젊은이들이다. 일본이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성실하게 사과하도록 목소리를 높여 가겠다”고 했다.

한편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 현 일왕은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며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1일 고노 다로 외무상은 문 의장 발언에 대해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며 “한일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 한국 측도 특별히 재교섭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2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한국 정부에 극히 유감이라는 취지로 엄중하게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며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도 이날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문 의장 발언에 대해 “정말로 놀랐다. 즉시 외교 경로를 통해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극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의사 표시를 했다”고 말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13일 1374번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가자들이 평화의 소녀상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이준영 기자
13일 1374번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가자들이 평화의 소녀상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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