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미국 CES 행사에서 전시관 별도 공간에서 회동
삼성전자, NXP 인수설 다시 도마 위로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와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오른쪽). 손 사장은 삼성전자 하만 인수의 주역으로 알려졌다.  / 사진=삼성전자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와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오른쪽). 손 사장은 삼성전자 하만 인수의 주역으로 알려졌다. / 사진=삼성전자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기획 사장(CSO)이 최근 릭 클레머 NXP CEO를 만났다. 삼성전자가 NXP 인수설에 무게가 실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손 사장은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 행사에서 네덜란드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 NXP 전시관을 방문, 이 회사 클레머 CEO와 별도의 회동을 가졌다. 전장업체 동향을 살펴보는 차원의 전시관 관람이 아닌 밀실에서 대화를 나눴다.

이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NXP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단순 거래선 관리를 넘어 ‘큰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사저널e 24일 '반도체 값 떨어지자 다시 불거지는 이재용의 비메모리 ‘빅딜’說' 기사 참조)

NXP는 지난 2016년 퀄컴에 회사 매각을 추진하기 직전 여러 매각 대상 업체를 물색했고 이중 삼성전자도 대상 업체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퀄컴은 지난 2016년 적극적으로 NXP 인수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말 중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최종 결렬됐다. 삼성전자가 NXP 인수전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다.

릭 클레머 NXP CEO / 사진 = NXP
릭 클레머 NXP CEO / 사진 = NXP

여기에 클레머 CEO와 만난 손 사장은 지난 2016년 전장업체 하만 인수의 주역이다. 손 사장은 현재 하만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 2012년 삼성전자가 미국에 전략혁신센터(SSIC)를 설립하면서 영입한 인물이다. 삼성전자 내에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시대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미국 내 M&A 업체를 발굴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손 사장은 과거 하만 인수 당시 로이터 등과 인터뷰에서 “합병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며 인수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에도 가장 먼저 물망에 올랐던 분야가 전장이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하며 전장사업 강화를 밝힌 시점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하만 인수는 국내업체 최대 규모 인수 합병 사례였다. 삼성전자의 배팅은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후 전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인텔, 퀄컴 등 글로벌 IT업체들은 점차 전자화돼 가고 있는 자동차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할 반도체 분야로 꼽히기도 한다. 삼성도 이같은 맥락에서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80조원 규모 투자 발표를 하면서 인공지능, 5G, 바이오와 함께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4대 성장동력 사업으로 꼽기도 했다.

클레머 CEO는 평소 회사 가치는 인수‧합병을 통해 높여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인물로 지난 2014년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였던 프리스케일을 인수한 후 2년만인 지난 2016년는 회사를 퀄컴에 매각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NXP는 자동차용 반도체 1위 업체다. 2014년 인포테인먼트 업체 프리스케일을 인수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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