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앞두고 안정성 강화한 소폭 인사 전망

손태승 우리은행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우리은행의 연말 인사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 전환도 앞두고 있어 손태승 행장의 은행 및 그룹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손 행장이 글로벌 부문과 비이자이익 강화, 조직 안정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운 만큼 이와 관련한 맞춤형 인사가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영화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를 해체한 후 4년 만에 다시 금융지주를 부활시킨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은행 미래전략단을 비롯해 카드·종금 등 계열사 소속 임직원 80여명을 지주 전환 태스크포스(TF)로 발령냈다.

지주 전환 TF는 전략·재무·인사·리스크관리·IT 부문 등으로 구성됐다. TF는 앞으로 주주총회 소집 통지·공고·개최, 지주 설립 등기, 지주사 주식 상장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각 분야 업무 담당 및 전문가들이 매일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의견 교환, 회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우리은행과 함께 지주사의 조직 개편,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 임원의 경우 임원 22명 가운데 다음달 8일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이 13명이다. 업계에선 우리은행이 큰 변화보다 소폭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손 행장이 금융지주 회장직을 겸직하면서 은행 중심 체제로 지주사를 꾸려나갈 것으로도 예상돼 지주사 임원과 은행 임원이 겸직하는 체제도 가능하다. 이렇게 내부조직을 추스르며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손 행장이 인사에서 내세운 원칙은 ‘능력’과 ‘공정성’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를 통해 은행 주요 부서에 인재를 배치하도록 했다. 또 손 행장은 취임 이후 비이자이익 성장과 글로벌 이익 강화를 외치며 수익 창출을 강조했다. 이자이익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발견하지 못하면 은행 수익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경영 전략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자산관리부문 성장을 바탕으로 한 비이자이익 성장과 글로벌 부문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의 지난 3분기 누적 자산관리부문 이익은 27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2% 증가했다. 특히 신탁 이익이 전년 3분기보다 36.9% 크게 늘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우리은행 수수료이익은 6.5% 증가한 868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500억원으로 손익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3분기 기준 1.53%로 2분기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에 우리은행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034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실적에 대해 “전년 연간 순익을 훨씬 웃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손 행장 취임 이후 자산관리, 자본시장, 글로벌 위주의 수익 확대 전략과 철저한 건전성 관리로 수익창출 능력이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지주사로 전환되면 비은행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그룹의 수익기반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12월 28일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방안을 의결하고 우리금융지주가 내년 1월 공식적으로 출범하면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계열사 흡수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른 임원 인사도 차후 달라질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회장, 5명의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예보 측 비상임이사 등 7명 체제로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지주사 규모를 확대될 경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행장이 지주사 회장에 내정되면서 지주사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임원 인사에 대폭 변화를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을 강화한 지주사 체제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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