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각별 다른 결과물…인물은 망원, 풍경은 광각 적합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지난 4일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5개 시대를 새롭게 열었습니다. 휴대전화 전면과 후면에 카메라가 각각 탑재되는 것도 신기해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이제는 카메라를 무려 5개 렌즈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후면에 카메라 3개를 장착하는 것은 아마 앞으로도 트렌드가 될 것 같습니다. 카메라가 하나면 됐지, 여러 개 있어서 무엇이 달라지냐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제가 오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Q 스마트폰에 여러 카메라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하죠?
A 일단 똑같은 기능과 성능의 카메라는 탑재하지 않습니다. 굳이 같은 걸 두 개 탑재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각 렌즈들은 저마다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화각이 달라요. 화각이라고 하면 한 사진에 담을 수 있는 범위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초광각은 사람이 보는 것처럼 넓은 시야를 한 번에 담을 수 있죠. 망원 렌즈의 경우 멀리 있는 물체를 망원경처럼 가까이서 찍을 수 있게 하는 대신에 그만큼 담을 수 있는 내용은 줄어듭니다. 배경보다는 인물 사진에 좀 더 적합하죠. 초광각은 풍경을 풍성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여행, 풍경 사진으로도 적합합니다. 화각뿐만 아니라 화소도 차이가 납니다. 아웃포커싱을 조절하기 위해 다렌즈가 쓰이기도 합니다.

Q 원래 사진을 찍을 때는 다양한 렌즈가 필요한가요?
A 웨딩사진 등 전문적인 사진을 찍는 작가들을 보면 여러 개의 렌즈를 들고 다닙니다. 한 번의 촬영에도 여러 가지 느낌을 구사해야하기 때문에 다 렌즈를 준비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죠. 렌즈뿐만 아니라 본체(바디)에 따라서도 다른 성능을 내기 때문에 본체도 다양하게 준비합니다. 일반적으로 작품을 찍는 작가들 중에 렌즈 하나만 사용하는 작가는 드뭅니다. 기본적으로 화각 별로 표준, 광각, 망원 렌즈는 확보하고 있지요. 줌렌즈가 이런 불편함을 덜어주기는 하지만 최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각 화각별 단렌즈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Q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많아지는 이유가 궁금해요.
A 앞서 설명했듯이 카메라는 저마다 다른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가령 멀리 있는 연예인을 찍고 싶은데 광각 렌즈뿐이라면 연예인을 선명하고 가깝게 촬영하기 힘듭니다. 반대로 길거리에서 정말 예쁜 상점을 발견해서 찍고 싶은데 초광각렌즈가 없다면 차도로 물러나서 찍을 수 없으니 상점의 일부분밖에 찍지 못하겠죠. 부동산 매물 사진을 보면 한눈에 방 내부를 담아냅니다. 초광각카메라가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렌즈가 필요하기 때문에 카메라가 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카메라를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고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려 하는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포착한 제조사들이 카메라를 추가한 것이죠. 게다가 스마트폰의 사양은 어느 정도 정점에 올라있어요. 중·저가 스마트폰들도 기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적인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카메라 성능, 개수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었죠.

Q 스마트폰 카메라 지금까지 몇 개가 최대죠?
A LG전자 V40씽큐에서 5개 카메라 렌즈를 탑재했는데 이것이 전 세계 최초이자 현재 최다 카메라 개수입니다. 앞서 올해 초 화웨이는 P20프로에서 처음으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화웨이가 프리미엄급 기기로도 주목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됐죠. 3개의 카메라로 해외에서 판매량이 크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달 출시되는 갤럭시A7 역시 후면에 3개의 카메라를 선보입니다. 반면 지난달 공개된 아이폰XR 신제품의 경우 후면에 하나의 카메라 렌즈를 장착했는데요. 소프트웨어로 단렌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저렴하지 않은 기기에 카메라가 하나만 탑재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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