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8.40원 내린 1169.20원

20일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전광판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0원(0.71%) 내린 1169.20원을 기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외환시장이 숨을 죽이고 관망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트럼프 변수에 긴장감은 유지됐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0원(0.71%) 내린 116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들어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 위에서 거래됐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에 하루만에 1170원대로 하락했다. 이어 재닛 옐런 의장이 커먼웰스 클럽에서 내놓은 점진적 금리인상 발언에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외환 시장에서는 트럼프 발언과 동시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환율 시장은 이날 옐런 의장의 스탠퍼드 연설에 주목했다. 옐런 의장은 내용상으로는 전일 커먼웰스클럽 연설과 동일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던 매파적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옐런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스탠포드경제정책연구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경제의 지속적인 과열을 허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향후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미국 경제가 과열 상태가 아니며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트럼프 취임식에서는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나아갈 앞으로의 4년간 방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집권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발언들은 지속적으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변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가 꼽힌다. 한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취임 연설에서 환율 조작국 지정 등 관련 이슈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트럼프 취임식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외환 포지션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한국이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관찰대상국에 포함됐지만 미국이 실리가 적은 상황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또 지정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해외민간투자공사의 지원이 금지된다. 또 미국 연방정부의 조달시장에 진입이 금지되고 IMF를 통한 환율 압박과 무역협정 연계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부분의 조치가 급격한 변동성을 연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는 형식상 제재에 국한되고 실효성은 낮으며 외환 시장에서 가격 조정으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재량으로 가능한 일련의 조치들은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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