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랩스 개발 AI 음성비서 빅스비 탑재…메신저 등 타사 앱 연동 가능할 듯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오른쪽부터)과 다그 키틀로스(Dag Kittlaus) 비브 랩스 최고경영자(CEO), 아담 체이어(Adam Cheyer) 비브랩스 최고기술책임(CTO)가 지난해 11월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S8S8플러스를 329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모델에 탑재될 인공지능 음성비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빅스비(Bixby)라는 이름의 이 인공지능 솔루션은 다양한 자체 기능을 보유할 뿐 아니라 다른 서비스나 기기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빅스비는 애플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 개발진이 창업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브랩스(Vivlabs)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비브랩스는 자체 플랫폼 비브를 개발하고 있었다.​ 비브랩스 공동 창업자인 다그 키틀로스(Dag Kittlaus)는 언론 인터뷰와 IT 행사를 통해 비브는 개방된 시스템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애플이 2011년 아이폰4S를 출시했을 당시 시리는 폐쇄적인 iOS 운영체제 하에서 결정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다른 앱 기능과 연동했을 때 시리 서비스는 활용도가 낮았다. 예를 들면 음성인식 명령으로 사용자가 책을 주문하고 싶다고 말하면 시리는 책을 주문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를 연결해줄 뿐 책 주문을 해주지는 못했다. 엔지니어들이 지정한대로 아이폰 속 기본 앱만 시리 기능과 연동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애플로부터 독립한 비브랩스 연구진은 딥러닝 기술로 자연어 처리 기능을 강화하고 서비스 개방성에 초점을 뒀다. 삼성전자도 새로운 인공지능 플랫폼을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개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바다OS부터 현재 타이젠OS까지 운영체제 생태계 확산을 위해 노력해온 삼성으로서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브랩스는 이밖에 단문 뿐 아니라 복문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음성비서를 개발해 사용자 명령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빅스비는 애플 시리와 활용도, 개방성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 자체에서도 삼성전자가 보유하던 기술이 함께 탑재됐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빅스비는 비브랩스보다 삼성전자 S보이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비브랩스 인수 후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3~4년 동안 인공지능 중 음성 인식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S보이스는 애플 시리의 대항마로 개발돼 갤럭시 제품에 탑재됐지만 실제 기능에 있어서는 시리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따라서 빅스비가 S보이스 기술로 개발됐다는 보도에 많은 IT 전문 외신들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비브랩스는 사용자 언어의 맥락까지 분석하는 딥러닝 기술을 음성인식에 구현하려 한 반면 국내 기자간담회에서도 아직 한국어 자연어 처리에 대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한국어 등 기본적인 자연어 인식 알고리즘은 삼성전자가 제공하고 언어 분석을 비롯한 인공지능 모델은 비브랩스가 개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S8에는 음성인식 뿐 아니라 이미지 인식 기능도 담긴다. 삼성전자는 전작인 갤럭시 노트7에서 기초적인 이미지 인식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노트7과 함께 제공되는 S펜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텍스트 파일이 아닌 이미지 파일 속 외국어도 번역해준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빅스비에 사물과 텍스트 인식 기술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음성 위주의 가상비서에 을 달아주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선 개방성이 높은 빅스비가 모바일 메신저와도 연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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