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링카 ‘투싼 하이브리드’
지난 상반기 시장 점유율 10%···제품·생산전략 재편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기아가 미국에서 친환경차를 판매한지 14년 만에 신기록을 세웠다.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전기차(BEV),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을 출시하고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쓴 결과란 평가다.
양사는 지난 2011년 미국에서 친환경차를 판매하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누적 151만5145대를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 87만821대, 기아 64만4324대씩 기록했다. 양사는 하이브리드차를 지난 2월 누적 100만대 판매한 데 이어 최근 113만8502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37만4790대, 수소전기차 1853대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미국에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친환경차 시장에 진출했다. 11년만인 2022년 누적 50만대를 돌파했고 2년 뒤인 지난해 100만대를 달성하는 등, 기록 달성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해왔다.
양사의 현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지속 확대됐다. 작년 20.3%를 달성해 처음으로 20%를 넘었고, 지난 1~7월 기준 21.1%를 기록했다. 양사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한 친환경차는 투싼 하이브리드다. 지난 2021년 출시 후 지난달까지 19만7929대 판매됐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18만3106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12만9113대), 쏘나타 하이브리드(19만2941대)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기차 중에서 아이오닉5가 12만6363대를 기록해, 양사 판매 상위 5종에 올랐다.
양사는 지난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된 친환경차 10대 중 1대의 비중을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Wards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미국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143만7395대) 대비 21.7% 증가한 174만939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 기아 자체 집계 결과 같은 기간 현지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8만715대에 달했다. 시장 전체 판매량의 10.3%에 달한다.
양사는 상품성을 인정받아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2023년 EV6, 작년 EV9으로 ‘북미 올해의 차’를 2년 연속 수상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투싼 하이브리드 등 3종으로 지난 4월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로부터 ‘2025 최고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어워즈’를 수상했다.
양사가 미국에서 누적 판매 성과를 달성했지만, 현지 행정부가 시행 중인 관세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분투하는 실정이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에 매겨지는 품목 관세나 국가별 관세가 매겨지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 실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양사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관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폭이 현대차 8282억원, 기아 786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현지뿐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고, 세계 각지에서 수급한 자동차 부품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고부가 제품인 친환경차의 판매가 위축되면 실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기아가 미국에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온 점은 업황 대응에 유리한 요소로 지목된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행정부 정책과 시장 트렌드에 부합한 전략 마련이 필요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제품군 확장, 상품성 강화, 생산 유연화 등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단 전략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기아 EV4 등 신차를 후속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양사는 2011년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2종으로 시작해 현재 하이브리드차 8종, 배터리 전기차 10종, 수소전기차 1종 등 19종을 판매 중이다.
양사는 생산 체제를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재편해 현지 수요에 대응한단 방침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지 공장 3곳에서 내년 기아 신차를 추가 생산하고, 제네시스 신차 물량도 배정할 계획이다. HMGMA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같은 공정에서 만드는 혼류 생산 체제도 도입해 소비자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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