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B777-9, B787-10 등 중대형기 도입해 장거리 노선 확대
미주·유럽의 경우 여객·화물 모두 고수익 노선이라 수익 개선 핵심
진에어, B737-8·A321네오 기재 운영하며 단거리 노선서 점유율 다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후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와 ‘투트랙’ 전략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동시에,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는 일본과 동남아, 중국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합병을 비롯해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강화하며 미주 노선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통해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통합 LCC는 커진 덩치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이고, 단일 기종 운영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기단 현대화를 진행하며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 에어버스와 대규모 구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양사의 최첨단 중대형기를 도입하면서 장거리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대한항공은 보잉사와 ‘B777-9’ 20대, ‘B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기종은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로, 통합 후 대한항공 기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B777-9는 기존 기종 대비 연료효율이 10% 이상 개선됐으며, 운항거리는 1만3000㎞에 달해 인천에서 미국 전 지역으로 직항 운항이 가능하다. 좌석 규모도 최대 420석에 달해 장거리 노선 수익을 책임질 모델로 꼽힌다.
B787-10은 787 계열 항공기 중 가장 큰 모델로 현재 운항 중인 B787-9보다 승객과 화물을 15% 이상 더 수송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50계열 항공기 33대도 도입하면서 미국과 유럽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대한항공 여객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미주가 35%로 가장 높았고 유럽 12%, 대양주 4% 등 중장거리 비중이 50%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대비 항공권 가격이 높아 그만큼 수익성도 보장된 노선이다.
또한 화물 사업도 미주 지역 비중이 52%에 달하며 유럽은 20%로 두 지역 비중이 70%를 훌쩍 넘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합병 과정에서 일부 독점 우려 운수권 및 슬롯(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반납해 경쟁력 악화 우려 목소리가 있었지만,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면서 이를 만회할 방침이다.
◇ 진에어, 국내 LCC 1위로 도약···점유율 확대 본격화
대한항공이 장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동시에 진에어 중심 통합 LCC는 향후 중단거리 기재를 늘리면서 일본, 동남아, 중국 노선에 집중한다.
앞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통합 LCC는 단거리 위주로 집중하면서 수익을 개선할 것”이라며 “관광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취항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LCC는 여러 기종을 운영하는 것보다는 단일 기종을 운영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덩치를 키우는 것이 효율이 높은 것으로 사업 모델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항공이 국내 LCC 1위를 차지한 배경도 단일 기종·단거리 노선에 집중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이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있지만, 통합 LCC의 경우 국내 최대 LCC 규모로 커지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단거리 노선을 통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총 57대로 제주항공(43대), 티웨이항공(42대)보다 10대 이상 많다.
또한 진에어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잉사의 ‘B737-8’과 에어버스 ‘A321-네오’ 등 신형 중단거리 기재 중심으로 기단을 재편하며 연료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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