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항공업계 일제히 이익 감소 전망
공급 과잉에 따른 항공권 가격 하락과 일본 쏠림 현상 등 원인
올해 중국 무비자 풀리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몰려 올 것으로
중국 노선 뿐 아니라 프리미엄 좌석 도입해 수익 개선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항공업계가 공급 과잉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 먹거리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2년간 항공업계는 빠른 속도로 해외여행이 증가하며 올해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지만, 출혈 경쟁에 따라 항공사 수익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성장세가 일본을 중심으로 이어졌으나, 최근 일본 여행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수익성 악화 및 추가 성장 동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최근 무비자 여행이 풀린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분위기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올해 2분기 국내 항공사 영업이익은 작년대비 일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서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이 3990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적자 전환되거나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는 작년 2분기 9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42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진에어는 실적 감소에 대해 “기후 영향,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한 여행 수요 증가세 위축과 사업량 증가, 단가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LCC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올 2분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항공은 작년 95억원에서 올해 470억원, 티웨이항공은 215억원에서 483억원 등으로 손실폭이 늘어날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작년 2분기 181억원 흑자를 냈으나 올해에는 영업손실 1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제선 이용객은 2254만명으로 작년대비(2117만명) 6.5% 늘었으나, 항공사간 출혈경쟁에 따른 항공권 가격하락 등으로 수익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으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 이용객은 4583만여명으로 지난 2019년(4556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업계에선 올해가 해외여행 정점일 것이라고 보고 내년부터는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여행지가 일본, 동남아, 중국 등 일부 지역에 몰려 있어,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코로나 기간 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심리가 폭발하고, 1년에 1~2번 갈 해외여행을 3~4번 가면서 항공 수요가 늘었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中 무비자 풀리면서 성장세 기대

이처럼 국내 항공업계가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무비자 여행이 풀리는 중국 노선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내달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중국인 여행의 경우 단체 관광객 비중이 상당히 높은 만큼, 무비자 허가에 따라 노선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작년말 중국 정부가 한국인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중국 노선은 빠른 속도로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중국 노선은 2016년 사드사태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여행객이 급감했으나, 작년 무비자 여행을 기점으로 여행객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노선 이용객은 약 780만명으로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964만명)의 약 80% 수준까지 올라왔다. 단일 국가 노선 이용객으로 보면 일본(1337만명)에 이어 2위다.

여기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까지 풀리게 될 경우 사드 사태 이전까지 중국 노선 이용객이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노선의 경우 지난 2016년만 하더라도 연 1985만명을 수송하며 일본(1511만명)보다 여행객이 많았을 정도로, 큰 시장인 만큼 잠재력은 충분하다.

특히 최근에는 화장품은 물론 K 문화, 패션 등에 대해 전세계인들의 관심이 올라가면서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한국인 무비자 여행 시행에 따라 올해 하계 스케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노선을 확대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하계 기간 동안 중국 노선 운항편을 전년대비 17% 늘린 1351편으로 확대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월말부터 중국 노선을 기존 대비 약 20% 늘렸다.

업계에선 오는 10월 말부터 시작하는 동계 스케줄의 경우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을 집중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 한정된 자원 속 프리미엄으로 수익·차별화 전략

국내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 뿐 아니라 최근 프리미엄 좌석을 통한 신규 수익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엔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중간에 위치한 신규 좌석을 도입하면서 수익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오는 9월부터 B777-300ER 11대를 대상으로 중단거리 노선에서 프리미엄석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단거리 노선은 LCC와 외항사를 비롯해 다수의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어, 다른 노선 대비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 사진=대한항공

이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프리미엄석을 도입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행객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프리미엄석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과 일반석 중간 클래스 개념이다. 가격은 일반석 운임 대비 약 110% 수준이며, 넓은 좌석과 고급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 뿐 아니라 LCC도 프리미엄석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사업 초기부터 대형 항공사 대비 저렴한 가격과 넓은 좌석을 강점으로 내세워 회사를 운영해왔다.

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미 앞뒤 좌석 간격은 33~35인치로 동급 항공사 중 가장 넓고,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42인치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가격은 FSC 이코노미 대비 약 1.5배 수준이라 장거리 미주 노선 이용객들이 많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최근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시스템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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