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천, 8월 1일 통합 화물항공사 출범
합병 초기 에어인천과 아시아나 화물 몸집 차이로 논란
대규모 자금 유입에 우려 덜어···유상증자 및 현대글로비스 출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에어인천이 내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통합 에어인천’을 출범한다.
당초 업계에선 에어인천이 자신보다 20배가량 몸집이 큰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컸으나,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 및 통합 운영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은 물론, 인수 합병에 불만이 컸던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도 최근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며 순항을 앞두고 있다.
또한 현대글로비스가 에어인천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향후 사업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인천은 내달 1일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합병에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통합 에어인천을 출범할 계획이다.
에어인천은 이달 초 물리적 결합을 마쳤으며, 향후 에어인천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구성원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협업 문화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작년 6월 에어인천은 아시아나 화물 인수자로 선정된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럽과 일본 경쟁당국이 아시아나 화물 사업 매각을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내세웠고, 이에 후보자를 물색해 최종적으로 에어인천에게 넘어갔다.
당시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를 위해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에어인천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에어인천의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작년 기준 에어인천 매출액은 약 700억원, 아시아나 화물 사업 매출은 1조6000억원으로 약 20배 차이가 난다.
화물기 보유 대수도 아시아나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친데다, 기존 에어인천 화물 노선이 일본,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단거리 노선 중심이라 장거리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아나 화물의 경우 미주 노선이 약 절반에 달하며, 유럽이 20% 수준으로 장거리 중심이다.
◇ 대규모 자금 유입 및 현대글로비스 참전에 장밋빛으로 바뀌어
이처럼 에어인천의 아시아나 화물 합병 초기엔 불안 요소가 많았으나, 올해 대규모 투자자금이 확정되면서 우려가 불식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 에어인천은 이사회를 통해 8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대금 4700억원을 비롯해 통합 후 필요한 각종 운영 비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어 에어인천으로 넘어가는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와의 협상도 원활히 진행 중이다. 앞서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에어인천에게 흡수될 경우 고용 유지와 임금 삭감 문제 등을 우려해 반발했다.
하지만 최근 사측과 협상에서 올해 임금협상 수준을 그대로 승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노조 반발도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글로비스가 에어인천 화물 인수 프로젝트 펀드에 2006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운영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초 에어인천 대주주 사모펀드인 ‘소시어스’에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으나, 지난달 506억원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출자 지분이 34.9%에서 45.2%로 늘어 최대 출자자가 됐다. 또한 이번 출자에서 ‘우선매수권’이 추가돼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에어인천이 매각을 추진할 경우 다른 투자자보다 지분을 먼저 인수할 수 있다.
아직까지 현대글로비스는 에어인천 인수 여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나,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육상과 해상 물류에서 두각을 드러낸 현대글로비스가 항공 물류까지 진출하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나 화물 사업은 매각 당시 대다수 국내 항공사들이 탐냈을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최근 글로벌 화물 항공은 중국 알리, 테무 등 전자 상거래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성장 중이다. 또한 아시아나는 반도체,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과 자동차 부품 화물을 주로 다루면서 매출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내달 에어인천의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서 남은 관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마일리지 통합 뿐이다.
앞서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해 퇴짜를 놓았으나, 대한항공은 수정·보완을 통해 공정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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