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정밀기계, 김재현 대표 선임···HBM용 장비 본격화
이큐글로벌·덕산하이메탈 등 신임 대표 체제 수립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업계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기술 인재로 교체하며 신성장 사업 육성을 본격화한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한화정밀기계는 김재현 전 한화모멘텀 신사업추진실장을 신임 대표로 교체했다. 1년만에 대표이사 교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램리서치, 원익IPS 등에서 수석엔지니어와 연구개발(R&D) 부문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온 인물로, 30년 이상 반도체 부문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반도체 장비 신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 한화정밀기계, HBM 장비 시장 기술 리더십 강화
한화정밀기계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핵심 장비인 열압착(TC)본더를 개발해 SK하이닉스와 품질 평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TC본더는 칩과 칩을 열압착 방식으로 부착하는 장비로, 여러개의 D램을 적층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HBM 제조에 필수 장비로 활용된다.
김 대표는 “최근 HBM용 TC본더 시장에서 한화의 신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R&D 투자와 혁신으로 독보적 기술 개발을 이어가 미래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인더스트리솔루션즈의 한화비전 흡수 합병에 따라 올해부터 한화비전의 100% 자회사로 운영된다. 기존엔 표면실장기술(SMT) 설비 사업에 주력해왔지만, 최근 한화그룹의 반도체 신사업 투자 확대에 따라 증착, 패키징 등 반도체 장비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HBM 제조를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도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개발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그룹 내 계열사와 기술 및 사업 교류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플러스글로벌, 최태호 대표 선임···글로벌 진출 가속화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업체 서플러스글로벌은 자회사 이큐글로벌의 CEO로 SK키파운드리 부사장 출신인 최태호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최 대표는 과거 LG반도체와 옛 동부그룹 반도체 계열사였던 동부아남반도체를 거쳐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SMIC, SK키파운드리 등에서 약 30년간 경력을 쌓아왔다.
공정을 제품화하는 PI(Process integration) 업무를 비롯해 반도체 기술 개발과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TD(Technology Development)와 PD(Product development) 에서 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 및 전략 마케팅 부서에서 15년간 사업 계획, 기술 로드맵,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큐글로벌은 지난 2001년 말 SK하이닉스의 장비 유지보수 담당 조직에서 분사해 신설된 회사다. 당시 ‘이큐베스텍’이란 사명으로 운영하다가, 2017년 서플러스글로벌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이큐글로벌’로 변경됐다.
이큐글로벌의 주력 사업은 무선주파수(RF) 제너레이터와 매쳐, 웨이퍼 검사장비 등의 제조 및 수리로, 최근엔 후공정 검사장비 수리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서비스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중국 우시와 싱가포르에 수리 센터를 운영 중이며, 미국과 대만에 신규 수리 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모회사인 서플러스글로벌은 최 대표의 합류로 반도체 장비 및 부품 플랫폼인 ‘세미마켓’ 사업에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오는 6월 신규 온라인 플랫폼 ‘세미마켓 부품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큐글로벌은 반도체 전공의 RF 장비 및 후공정 테스터 수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는 회사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장비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덕산하이메탈, 공동대표 체제로
덕산하이메탈은 최창열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올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단행한 덕산그룹 정기인사에서 이수훈 덕산홀딩스 회장을 덕산하이메탈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김태수 대표이사를 영입해 공동 CEO를 맡겼다.
이 회장은 덕산네오룩스 공동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덕산그룹 회장으로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한편, 덕산하이메탈과 덕산네오룩스 공동 대표직을 겸임하며 사업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김태수 신임 대표는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가다. 지난 1987년 삼성전관(現 삼성SDI)에 입사해 2015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개발팀장을 맡았으며, 이후 2018년 개발실장, 2020년엔 사업팀장을 지냈다. OLED사업부 개발실장 당시 플렉시블 OLED의 핵심 요소 기술 개발을 주도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덕산하이메탈은 반도체 패키지 소재 전문 기업으로, 패키징용 접합 소재인 솔더볼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솔더볼은 칩과 기판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공 모양의 소재로,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솔더볼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40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덕산하이메탈은 30마이크로미터부터 800마이크로미터까지 제품을 개발해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솔더볼을 150마이크로미터 미만으로 줄인 마이크로솔더볼(MSB)도 개발해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앰코 등 반도체 회사에 부품을 공급 중이다. 마이크로솔더볼은 기존 솔더볼 대비 많은 입출력(I/O) 신호 전달이 가능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성능 반도체에서 활용도가 높다.
덕산하이메탈 관계자는 “김태수 신임 대표는 IT 소재 분야 전문가로 회사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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