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조원대 초중반 설비투자 집행···작년과 비슷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올해도 보수적인 설비투자(캐팩스) 계획을 유지한다. 디스플레이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지목되는 8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설비 투자에 대해서도 아직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22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외 환경은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수요 변동도 높아지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며 “당면 과제는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라는 것을 누누이 말해왔다. 그러다 보니 투자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세대 IT용 OLED는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이 꽤 있다고 판단한다”며 “시장의 신호가 필요한 상황이며, 가시성이 확보된다면 시장에 뛰어들 준비는 충분하고, 시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세대 IT용 OLED 설비는 애플을 중심으로 제조사들이 태블릿과 노트북 등 신제품에 OLED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한 생산설비다. 기존 6세대 대비 원장 한 장에 2배 이상 많은 패널을 만들 수 있단 장점이 있다.
다만, 증착장비 등 주요 장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들어 높은 투자액이 필요하다. 디스플레이업계는 8세대 1차 투자에 3조~4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 BOE 등 경쟁사의 경우 지난 2023년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선언하고 현재 장비 발주가 한창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총 4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BOE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1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도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단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작년 투자는 2조2000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는 2조원대 초중반을 예상한다”며 “앞으로도 사업구조 고도화에 필요한 투자에 집중하고 수익성 기반의 현금흐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해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사업부문별 올해 성장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중소형 부문은 모바일 등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 회사에 따르면 소형 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26% 수준에서 지난해 33%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 스마트폰 분야 OLED 출하량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
대형 부문은 올해도 TV 시장 수요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가 및 운영구조 개선에 집중한다. 회사는 중국 광저우 OLED 생산설비의 일부 라인이 감가상각 종료를 앞두고 있어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덕 LG디스플레이 대형기획관리담당(상무)은 “TV 시장 상황은 올해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중국 광저우 일부 상각이 종료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도 원가 경쟁력을 고려한 최적의 공장 운영과 이런 원가 개선을 바탕으로 향후 전략고객과 협력을 강화하고 게이밍 모니터 등 차별화 제품에 대한 판매 확대를 통해 의미 있는 수익구조를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은 탠덤 OLED 구조를 기반으로 한 P(플라스틱) OLED, ATO, LTPS LCD, 옥사이드 LCD 등 제품 라인업을 통해 완성차업체 수주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차량용 부문에서 OLED는 전년 대비 70% 이상, LTPS LCD는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상품기획담당(상무)은 “차량 한대당 디스플레이 채용률이 증가하면서 올해는 2억개를 넘을 전망”이라며, “미국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한국·일본의 전통적인 강호 업체, 유럽 프리미엄 업체와의 탄탄한 관계는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OLED 채용 완성차업체 거래선은 전년 대비 100%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